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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도 멈추지 못한 창작열 ‘엄마가 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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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육아도 멈추지 못한 창작열 ‘엄마가 된 예술가’

    ‘예술을 사랑하는 우리엄마’ 이상원미술관
    출산·육아 경험 6명 여성작가 30여점 전시

    • 입력 2023.01.31 00:00
    • 수정 2023.02.01 01:20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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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으로 인한 삶의 변화가 여성 예술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출산과 육아는 여성의 사회 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만든다. 이는 작품 활동을 펼쳐온 예술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여성 작가들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작업에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작품 제작을 멈춰야 하고 개인전을 비롯한 전시회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예술가로서의 활동에 제약이 주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창작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Lucy 작 '마음의 모양2'
    Lucy 작 '마음의 모양2'

    춘천에서 작품 활동과 육아를 병행하는, ‘엄마’가 된 예술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지역 예술가 집단 공공미터 협동조합이 기획한 ‘예술을 사랑하는 우리엄마’가 내달 1일 이상원미술관에서 개막한다.

    전시는 ‘엄마’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6명의 예술가 작품으로 채워진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의 대표적 원인인 출산, 육아 경험이 예술 활동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참여작가는 △루시(Lucy) △김경옥 △서슬기 △신리라 △이효숙 △지유선 작가 등 6명이다. 이들 모두 출산과 육아는 뜻깊고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증언한다.

    평면·입체 등 30여점의 출품작들은 제각각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정하고 평온하다.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눈길처럼 세상과 삶에 따뜻하게 다가가려는 마음이 전해진다.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거치며 작가가 변화를 맞이한 결과다.

    작가에서 엄마가 되는 일은 작품에 대한 열정을 미루거나 정체성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동반된다.

    막연함 두려움 속에서 출산하게 된 루시 작가는 오히려 아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의 태명이었던 ‘TARA-별’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했고 이를 통해 아이의 눈으로 본 단순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보여준다. 

     

    지유선 작 '미지의 세계'
    지유선 작 '미지의 세계'

    과거 도자 설치 작품을 선보여온 지유선 작가는 아이를 낳으면서 기존 재료로의 작업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먼지가 발생하지 않고 실내 작업이 쉬운 페이퍼클레이로 재료와 규모가 달라졌다.

    또 아이들과 교감하면서 재료적 변화뿐 아니라 작품 내용에도 영향을 받았다. 순수한 아이의 세계가 작품세계를 확장했고 아이가 그린 드로잉을 입체조형 작품으로 만들게 됐다. 

    유년시절을 회상한 작품을 통해 동심을 자아냈던 서슬기 작가는 이제 아이의 눈으로 기억될 잔상을 상상하게 됐고 아버지와의 기억을 토대로 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신리라 작가는 출산을 기점으로 새로운 감성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반면 이효숙 작가는 수많은 감정이 오가는 현실 육아와 달리 절제된 작업을 통해 일상과 작품의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여러 색의 물감을 칠하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는 김경옥 작가는 인내가 수반되는 육아를 병행하며 작업에 더욱 강한 의지를 발현하고 있다.

     

    김경옥 작 'The Secret Garden'
    김경옥 작 'The Secret Garden'

    신혜영 이상원미술관 학예실장은 “출산과 육아로 작업을 포기하거나 늦게 다시 시작해도 기대치를 낮춰 작업하는 여성 작가들을 많이 봤다”며 “작업을 다시 시작하는 여성 작가들 그리고 어려운 여건 가운데 아름다운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들에게 보내는 애정과 응원을 담은 전시”라고 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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