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재테크 24시] 금리상승 ‘멈칫’⋯증시 투자자들 돌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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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의 재테크 24시] 금리상승 ‘멈칫’⋯증시 투자자들 돌아오나

    금리 2~3%대가 증시로 돈의 물살 빨라지는 ‘티핑 포인트’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나설 듯

    • 입력 2023.01.31 00:00
    • 수정 2023.02.01 01:20
    • 기자명 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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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권가에선 바닥론에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증시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것은 금리 상승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는 주가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는 변수다. 그럼 어느 금리 수준에서 증시를 떠났던 자금이 되돌아올까.

    대개 어떤 현상은 처음에는 미미하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균형이 와르르 무너지고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긴다. 예를 들어 물은 99도까지는 변화가 없다가 100도에 이르면 갑자기 끓기 시작한다. 이를 ‘티핑 포인트’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뒤집어지는’ 지점이다.

    금리에도 티핑 포인트가 있다. ‘금리 티핑 포인트’란 금리 하락으로 같은 이자소득을 창출하기 위한 금융자산의 크기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는 구간을 말한다. 보통 저금리 진입 직전인 구간이다. 티핑 포인트 구간에선 0.1%p의 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자금 쏠림현상이 심해지며, 미래의 고정적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에 대한 상대적 가치가 높아진다.

    금리의 티핑 포인트는 ‘72법칙’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72법칙은 돈을 2배로 불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72를 연간 이자율로 나눠 구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6%짜리 은행 예금에 들 경우 2000만원으로 늘리는 데 12년(72/6)이 걸린다. 만약 연 이자율이 4%로 떨어지면 1000만원을 2배로 늘리기 위해 18년, 2%라면 36년이 각각 걸린다. 6%에서 4%로, 4%에서 2%로 똑같이 2%p 떨어졌는데, 돈을 2배로 늘리는 시간이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하락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같은 2%p의 하락폭이지만 하락률로 보면 6%에서 4%는 33%, 4%에서 2%는 50%로 차이가 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저금리일수록 은행이자로 자산 증식을 꾀하는 기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1% 미만의 초저금리 구간에선 저세상으로 떠날 때까지도 은행 예금으로는 원금을 2배로 늘리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의 티핑 포인트는 2~3%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이 금리 구간에선 동일한 이자소득을 얻기 위해 필요한 돈이 급격히 증가해 자금의 대이동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은퇴 후 연간 2000만원의 이자 수입으로 생활하려면 금리가 4%일 때 5억원이 필요하지만 3%로 1%p 하락하면 2억원이 늘어난 7억원, 다시 1%p 떨어져 2%가 되면 3억원이 증가한 10억원으로 필요자금이 급증한다.

    금리가 티핑 포인트를 지나면 시중 돈의 물살이 빨라진다. 이자만으로는 필요자금을 만들 수 없게 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다가 티핑 포인트를 넘어 저금리 구간으로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탈은행 행렬이 이어지면서 증시로 돈이 몰리게 된다. 물론 티핑 포인트 시점의 경제와 증시 사정에 따라 돈 이동 속도가 달라지겠지만 역사적으로 티핑 포인트는 예금자산보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산으로 자금 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이를 뒷받침할 만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증권이 ‘언택트 컨퍼런스’ 참여자 96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예금금리가 3% 이하로 내려가면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리가 2% 이하, 1% 이하일 때 주식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각각 33.4%, 12.6%였다. 금리 수준과 상관 없이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답변도 17.0%에 달했다.

    삼성증권 측은 투자자들이 지난해 시장을 뒤흔든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른 소극적 투자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3·4분기 이후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 같다’는 응답 비율이 절반을 넘는 59.0%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된 후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3.5%, 예금금리는 4.2% 수준이지만, 기준금리는 몰라도 예금금리만큼은 그간의 오름세를 뒤로 하고 11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됐다.

    선진국 가운데 캐나다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4.5%로 0.25%p 올리면서 당분간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선진국으로는 처음으로 금리 인상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시장에선 캐나다가 이르면 오는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역시 다음 달 4.5%인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후 그간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물가 수준이나 경기 상황으로 미루어 마냥 금리 인상 분위기를 이끌고 나가기는 어려우리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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