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구’엔 답도 없다⋯도내 학생 10명 중 4명 음주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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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댈구’엔 답도 없다⋯도내 학생 10명 중 4명 음주 경험

    질병관리청 따르면, 도내 청소년 음주 경험률 3년 연속 40%대
    현재 음주율은 2019년 16.5% 2020년 14.0%, 2021년 15.0%
    "가짜 신분증으로 주류 구입, 선배에게 대리구매 부탁하기도"

    • 입력 2023.01.25 00:01
    • 수정 2023.01.26 06:26
    • 기자명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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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관리청이 2021년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도내 청소년 음주 경험률은 40.7%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2021년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도내 청소년 음주 경험률은 40.7%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도 팔고 싶어서 팔겠습니까. ‘댈구’에는 정말 도리가 없어요(후평동 편의점주).”

    강원도내 청소년의 음주 경험률이 40%에 달해 전국 평균을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어른들이 청소년들로부터 대가를 받고 술·담배를 대리 구매해주는 이른바 ‘댈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본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청소년 음주 경험률은 2019년 41.8%, 2020년 40.7%, 2021년 40.7%로 나타났다. 3년 연속으로 40%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을 훌쩍 뛰어 넘었다. 전국 청소년 음주 경험률은 2019년 39.4%, 2020년 33.4%, 2021년 32.9%였다.

    현재 음주율 또한 도내 청소년이 훨씬 높았다. 도내 청소년의 현재 음주율을 살펴보면 2019년 16.5% 2020년 14.0%, 2021년 15.0%였다. 전국 평균은 2019년 15.0%, 2020년 10.7%, 2021년 10.7%에 그쳤다.  

    도내 청소년의 흡연 경험률 역시 2021년 기준 12.5%로 전국(9.9%)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재 흡연율도 6.1%로 전국 평균(4.5%)보다 1.6%p 높은 수치를 보였다.  

    청소년들은 위조한 신분증이나 지인의 신분증으로 편의점에서 술·담배를 구입한다. 후평동의 한 편의점주는 “앳돼 보이는 학생들이 와서 술이나 담배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실물이 신분증과 다르면 술·담배를 판매하지 않지만, 마스크에 모자까지 쓰면 판별이 어려운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이 성인에게 술·담배 대리 구매를 요청하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이 편의점주는 “댈구(대리구매)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엔 편의점주들이 손 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성인이 청소년의 부탁으로 일정 수수료를 받고 술·담배를 대신 구입해주다 적발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선배 등 지인에게 술·담배 대리구매를 부탁하는 이른바 ‘댈구’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선배 등 지인에게 술·담배 대리구매를 부탁하는 이른바 ‘댈구’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퇴계동의 다른 편의점주는 “편의점 근처에서 술을 마시는 학생들이 보여 어디서 샀냐고 물으니 유동 인구가 적은 편의점에서 구입했다고 말했다”며 “장사가 안 되니 학생인 걸 알면서도 술·담배를 파는 편의점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청소년 음주 및 흡연율 문제가 심각해지자 강원도교육청은 ‘만 19세 미만 청소년 술·담배 판매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배너를 제작해 술·담배 판매업소에 배포하기로 했다. 이수인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지역사회에 청소년 음주 및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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