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인데 수천만원 차이⋯혼돈의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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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아파트인데 수천만원 차이⋯혼돈의 부동산 시장

    아파트 매매량 급감, 성사 거래 대부분은 급매
    같은 단지 거래 금액 한달 새 수천만원 차이도
    거두리 호반베르디움 1억원 가까운 격차 관찰
    거래 사례 너무 적어 '적정가격' 판단 어려워

    • 입력 2023.01.20 00:02
    • 수정 2023.01.24 09:3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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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드물게 이뤄지는 실거래 사이 가격 격차가 수천만원씩 벌어지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간 희망하는 가격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기존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급매’가 계약으로 체결되고 있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 적정가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신중한 거래가 요구된다.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동내면 거두리 호반베르디움의 경우 같은 전용면적 84㎡형에서 1억원 가까이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달 18층의 한 세대는 직거래로 3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1층 세대임을 고려해도 이달 5일 2억6200만원에 거래된 사례와 비교하면 9800만원이나 낮은 가격이다. 주택형이 다른 같은 면적 세대 역시 지난달 각각 3억2000만원(9층), 2억7800만원(2층)에 거래돼 42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후평동 우미린뉴시티 전용면적 77㎡ 실거래가는 최대 3000만원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14일에는 4억원(13층)에 매매됐지만, 지난달 27일 3억7000만원(12층)짜리 거래가 나오더니 이달 12일에는 3억85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된 경우도 있었다.

    우두동 파크에뷰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달 21층 세대가 3억2400만원, 22층 세대가 3억1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한 층 차이 세대에서 1400만원의 실거래가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주택형과 층수에서 차이는 있지만, 퇴계동 e편한세상 한숲시티 전용면적 84㎡에서도 26층 세대가 5억4000만원, 13층 세대가 5억1500만원에 각각 거래돼 2500만원의 격차가 관찰됐다.

    '급매'를 중심으로 아파트 시장이 움직이면서 같은 단지 안에서도 수천만원의 시세 차이가 발생하자, 수요자들이 적정가격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사진=MS투데이 DB)
    '급매'를 중심으로 아파트 시장이 움직이면서 같은 단지 안에서도 수천만원의 시세 차이가 발생하자, 수요자들이 적정가격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사진=MS투데이 DB)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 시장이 급랭기에 들어가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격차가 크다는 점을 드러낸다.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가격 협상의 여지는 있으나 기존 시세를 고집하는 집주인과 늘어나는 이자 부담으로 빨리 아파트를 매도하려는 ‘급매’ 집주인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급매 매물이 팔리기도 하지만 시세보다 높은 직거래 또는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 수준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일부 있다.

    한 달 사이에도 비슷한 매물이 수천만원 차이로 거래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적정가격’을 판단하기 어렵다. 매매 사례 수도 적어 일부 급매 거래로 인해 시세가 왜곡되어 보이는 현상도 나타난다.

    춘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 춘천지역 아파트 전체 매매량이 120건 정도밖에 되지 않고, 그마저도 단지별로 나누면 사례가 적어 시세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그만큼 매수자들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으니, 자금 여력이 있는 분들은 이 시기에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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