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2022년 대중문화계를 돌아보며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서병기의 연예쉼터] 2022년 대중문화계를 돌아보며

    • 입력 2022.12.28 00:00
    • 수정 2022.12.28 13:57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2022년 대중문화를 이끌어간 콘텐츠는 어떤 것들일까? K-드라마, K-팝, K-무비 등 K-콘텐츠들 중에서 글로벌 히트를 한 작품들이 적지 않았지만 K-드라마의 선전이 눈에 띈다.

    2022년 최고 화제작 드라마는 지난 6~8월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꼽힌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큰 반응을 낳았다. 소재가 됐던 팽나무, 고래, 김밥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영우 팽나무’로 알려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에 있는 팽나무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컷.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컷.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스카이TV에서 리브랜딩해 탄생한 신생 채널 ENA를 시청자에게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또 IP(지식재산권) 이슈를 제기한 콘텐츠다. 지금까지 콘텐츠의 IP는 제작사가 아닌 플랫폼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영우’는 넷플릭스가 해외 방영권만을 가지고, IP는 제작사인 에이스토리가 확보했다. 에이스토리는 ‘킹덤’을 제작할 때 넷플릭스에게 IP가 넘어가 갓 등 굿즈를 판매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히트하자마자 웹툰을 선보였고,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는 시즌 2를 오는 2024년께 제작한다고 발표할 수 있었다.

    올 하반기를 장식한 드라마는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전국 26.9%, 수도권 30.1%로, 2022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했다.

     

    올해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달성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컷.
    올해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달성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컷.

    ‘재벌집 막내아들’은 순양그룹 오너의 뒤치다꺼리를 담당하던 가난한 회사원 윤현우(송중기)가 순양가에 희생되고 다시 순양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태어나는 회귀물이다. 이번 생에서는 망했다는 ‘이생망’이다. 다시 태어나야 한다. 당연히 판타지 회귀물의 성격을 띤다.

    삶의 끝에서 재벌집 막내아들로 회귀한 남자, 자신을 죽인 집안의 핏줄로 다시 태어난 진도준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다이내믹했다. 예견된 사건들 속에서도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반전, 그 끝에서 이뤄내는 짜릿한 승리는 회귀물이 지닌 쾌감을 극대화했다.

    진도준이라는 개인의 앞날과 격변의 현대사가 맞닿는 지점들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2차 석유파동, KAL기 납치 사건, 88 서울올림픽, IMF 외환위기, 2001년 9·11 테러로 인한 증시 폭락, 2002 월드컵, 금산분리완화법, 닷컴버블, 카드대란, 개인워크아웃제, 소액주주 연대회의 등 실제 역사적 사건들을 사이사이 내보내 현실감을 높였다.

    두 드라마 외에도 ‘우리들의 블루스’는 보통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로 큰 화제를 모았고, “추앙한다”는 단어를 유행시킨 ‘나의 해방일지’와 함께 진짜 힐링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 드라마였다.

    영화의 경우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75회 칸영화제 감독상과 43회 청룡영화상 6관왕(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 등 올해 영화 관련 상을 거의 다 휩쓸었다. 또 내년 3월 12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에도 올랐다.

    ‘헤어질 결심’은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맡은 형사 해준(박해일)과 용의선상에 오른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죽음을 결심하는 순간의 강렬한 삶을 전제하는 사랑의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룬 박찬욱 감독의 수작으로 평가된다. 지난 11월 25일 열린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가수 정훈희가 ‘헤어질 결심’에 깔린 음악인 ‘안개’를 부르자 탕웨이가 송서래처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2’ 포스터.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2’ 포스터.

    ‘범죄도시2’는 올해 유일하게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1269만명). 속편 영화의 완벽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엔데믹에 다시 극장이 열렸고 첫 수혜를 입었지만 결국 극장이 팬데믹 이전 같은 분위기로는 완전히 돌아가진 않는다는 걸 후속 작품들이 보여준 셈이다.

    올 연말은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물의 길’과 국내 영화 ‘영웅’이 같은 시기 개봉했다. ‘아바타’ 속편으로 바닷속 절경을 3D와 CG로 완벽 구현해 사람들이 다시 극장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설득시켰다. 가족 지키기, 바다환경 보존 메시지까지 담았다.

    ‘영웅’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대한제국 의병대장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뮤지컬 영화로는 관객을 만족시키지만 캐릭터의 입체감은 약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