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이를 이끄는 작은 길잡이⋯김지민 개인전 '검고 투명한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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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잃은 이를 이끄는 작은 길잡이⋯김지민 개인전 '검고 투명한 다정'

    김지민 작가 ‘검고 투명한 다정’ 춘천서 전시
    개나리미술관 신진작가 공모 구상회화 선정
    눈 오는 겨울밤 풍경 담은 작품 20여점 전시

    • 입력 2022.12.14 00:01
    • 수정 2022.12.15 00:01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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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민 작 ‘밤의 기분’

    예로부터 북극성은 방향을 잃은 이들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는 무엇이 길 잃은 자들을 인도할까. 이 같은 질문에 하나의 답이 될만한 전시가 춘천에서 열리고 있다. 

    김지민 작가의 개인전 ‘검고 투명한 다정’이 13일 춘천 동내면 개나리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개나리미술관의 2022 신진작가 공모 선정작가전 목적으로 기획됐다. 미술관은 올해 초 선정작가전 공모에 접수한 신청자 50여명 중 선정위원회를 통해 구상회화, 추상화, 입체 세 분야 작가를 각각 선정했다. 

     

    김지민 작 ‘작은 섬광’
    김지민 작 ‘작은 섬광’

    구상회화 작가로 선정된 김지민 작가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공간연줄 등에서 4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김 작가 작품은 서울시청, 정부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김 작가는 흩날리는 눈송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꽃잎, 도로를 밝히는 가로등의 불빛 등 일상에서 쉽게 흩어지며 사라져버리는 것들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겨울밤 눈 오는 풍경을 배경으로 한 그림 20여점을 선보인다. 

     

    김지민 작 ‘녹색 밤’
    김지민 작 ‘녹색 밤’

    작품에 투영된 도로는 소실점을 향하며 목표물이 한없이 멀리 있는 것 같은 무력함을 주지만 주위 가로등 불빛이 길잡이 역할을 하며 작은 위로를 전한다.

    인공적인 불빛과 하늘에서 내리는 새하얀 눈은 공존하며 어두운 밤을 밝힌다. 지나치는 도로 위 단순한 풍경이지만 보는 이들이 영원한 안도를 느끼는 이유다. 또 특별히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 존재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묘한 위안이 전해지기도 한다.

    정현경 개나리미술관 관장은 “김 작가는 주변부에 가만히 놓였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들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섬세한 선과 색으로 표현하는 작가”라며 “그림을 통해 한해의 마지막을 고요히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한편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열리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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