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오르면 대기업이 부담⋯지역 업체들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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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재 가격 오르면 대기업이 부담⋯지역 업체들 ‘환영’

    원·하청 간 원자재 가격 상승분 납품 대금에 연동
    대기업 납품 많고 원자재 비중 높은 업종 '환영'
    산업 필수재인 철강,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급등
    중기 60% 이상은 내년 원가 절감 및 긴축 예정

    • 입력 2022.12.13 00:02
    • 수정 2022.12.14 06:36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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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 대금에 반영하도록 하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 시 적용될 것으로 보여, 환율 상승과 자재 가격 인상으로 수익 악화를 겪은 강원지역 중소기업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강원중소벤처기업청에 따르면,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 ‘납품대금 연동제’가 시행된다.

    납품대금 연동제가 시행되면 위탁기업(대기업)이 수탁기업(중소기업)에 물품 제조를 의뢰할 때 주요 원재료와 가격 조정 범위 등을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납품할 물품의 생산 과정에서 필수적인 주원료의 범위를 정하고, 주원료의 시장 가격이 변동할 경우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지불하는 비용에 어떻게 연동할지 미리 확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탁기업은 이 협의 과정에 성실히 임해야 하며, 사전에 협의한 내용을 약정서에 기재해 발급할 의무가 있다.

    제조 시설이 밀집한 춘천 동산면 동춘천일반산업단지 전경. (사진=MS투데이 DB)
    춘천지역 중소기업의 제조 시설이 밀집한 동춘천일반산업단지. (사진=MS투데이 DB)

    이번 제도 도입으로 중소기업이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볼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중소기업 410곳을 대상으로 올해 경영실태와 내년 경영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3.2%)이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산업 현장 전반에서 쓰이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에 따른 손실을 중소기업이 감당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철강 분야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통계청의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철근(미국 내수가격 연말 기준) 가격은 t당 1135달러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상반기(541달러)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국제 유가에 연동되는 석유화학 분야 원자재도 최근 2년간 급격한 가격 상승을 겪었다. 원유에서 나온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만든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은 자동차, 섬유, 가전, 건설 등 수요산업의 기초 원자재로 사용된다. 올해 3분기 나프타는 t당 712달러로 2020년 3분기(399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번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으로 특히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를 많이 받는 업종이나 대기업과의 거래가 많은 OEM(주문자 위탁생산) 전문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승균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중소기업회장은 “원자재 가격 인상 영향이 큰 강원지역 건설업계와 레미콘 업계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특히 대기업 OEM 납품이 많은 식품, 제약, 의료분야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강원중소벤처기업청 등을 포함한 17개 지방청을 중심으로 조사팀과 지원팀을 조직할 예정이다. 이상천 강원중소벤처기업청장은 “중소‧벤처기업계의 숙원 과제인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이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매우 뜻깊다”며 “강원도 내 중소기업들이 공정하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상생 협력의 거래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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