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창간특집] 생활경제 뒤집어보기 1. 렌탈 가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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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 창간특집] 생활경제 뒤집어보기 1. 렌탈 가전의 함정

    • 입력 2020.01.14 08:27
    • 수정 2021.06.10 17:44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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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규(33)씨는 최근 부모님께 안마의자를 선물해드리기 위해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A사의 제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수백만원 대에 달하는 안마의자를 사기 위해 목돈을 한번에 지출하기 부담스러워 당연하게 월 8만~9만원대 저렴한 비용에 의무사용기간 이후 소유권이 이전되는 '렌탈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인터넷 검색에 나섰다. 그러나 이게 웬일. 인터넷 홈쇼핑 이곳저곳을 비교하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렌탈서비스보다 직접 구매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사 K모델 안마의자를 의무사용기간인 59개월 동안 렌탈료 9만3800원을 지불할 경우 직접 구매보다 약 185만원 정도를 더 지불해야 한다.
    A사 K모델 안마의자를 의무사용기간인 59개월 동안 렌탈료 9만3800원을 지불할 경우 직접 구매보다 약 185만원 정도를 더 지불해야 한다.
    B사 P모델 안마의자 렌탈서비스 역시 직접 구매보다 약 80만원 정도를 더 지불해야 했다.
    B사 P모델 안마의자 렌탈서비스 역시 직접 구매보다 약 80만원 정도를 더 지불해야 했다.

    바야흐로 렌탈 가전의 시대. 끝이 보이지않는 경기불황과 1인가구가 증가, 스마트폰 문화가 발달하면서 렌탈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렌탈서비스는 흔히 알려진 정수기나 안마의자, 비데를 넘어 의류청정기, 오븐, 식기세척기, 매트리스, 커피머신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2018년 발표된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06년 3조 원 수준에서 2016년에는 25조9000억 원 규모로 확대, 올해에는 4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이제는 '사서 쓰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그에 따른 '허수'도 만만찮다. 직접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렌탈 가격이 더 비싸다는 부분이 가장 크다.

    최근 활발하게 렌탈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D사의 음식물처리기의 경우, 48개월 약정 기준 월 렌탈료는 2만9900원이다. 4년 동안 143만5200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해당 제품을 직접구매 했을 시 인터넷 최저가 기준 110만원. 렌탈 비용보다 33만원 정도가 저렴한 셈이다.

     

    최근 렌탈서비스 프로모션을 활발히 하고 있는 음식물처리기 역시 렌탈비용보다 구매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렌탈서비스 프로모션을 활발히 하고 있는 음식물처리기 역시 렌탈비용보다 구매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렌탈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정수기 역시 렌탈 시 구매가격보다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소비자들도 이 같은 '렌탈 함정'을 조금씩 인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가입자 수 상위 6개 정수기 렌탈 서비스 업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결과, 5점 만점 기준 설치기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3.91점으로 높은 반면, 렌탈비·부가혜택 만족도는 평균 3.32점으로 낮았다.

    역시 소비자원이 발표한 '2019 소비자시장평가지표' 분석 결과 '선택다양성', '신뢰성', '기대만족도' 부문에서 2017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시장은 '주택수리 및 인테리어', 가장 크게 하락한 시장은 렌탈서비스로 조사됐다.

    렌탈 중도해지 시 여분의 10% 이상을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소비자에겐 부담이다. 소비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렌탈서비스는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 싸게 느껴지지만 일부 상품의 경우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가격 차이의 이유가 정비·관리 서비스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지만 확인 결과, 대다수의 렌탈서비스 제품들은 직접 구매시 서비스 기간인 '3년 무상 A/S'로 동일했다.

    이 같은 '허수'가 분명 존재하지만 '목돈'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렌탈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보다 똑똑하게 렌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직 가전 렌탈업체 관계자는 "홈쇼핑이나 온라인을 통해 렌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체험기간이 있는지, 반품 사유가 단순화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위약금과 관련된 약관을 단순히 구두 확인에 그치지 말고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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