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 인상 자제 당부"⋯지역 금융권 숨통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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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금 금리 인상 자제 당부"⋯지역 금융권 숨통 트이나

    금융위 “과도한 금리 경쟁 자제할 필요”
    대출자‧비은행권 부담 가중 고려한 조치
    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권 분위기 ‘조용’
    비은행권 “고객 유출 감소할 것으로 기대”

    • 입력 2022.11.29 00:02
    • 수정 2022.12.09 17:10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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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당국이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면서 시중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25일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함께 예금 금리를 올리자 정기예금 등의 수요가 폭증해 저축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등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몇 달간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에 많은 자금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강원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은 전달 대비 3607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월 증가치(+1523억원)보다 2084억원(136.8%) 늘어난 금액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금리(0.75%)에 예금으로 몰린 금액이 적었던 당시에 비해 올해 9월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금융 당국의 예금 금리 인상 자제 당부로 지역 금융권의 금리 경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춘천 한 금융기관 앞에 정기예금 상품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금융 당국의 예금 금리 인상 자제 당부로 지역 금융권의 금리 경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춘천 한 금융기관 앞에 정기예금 상품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맡겨진 금액은 지난달보다 1251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지난해 9월(+3511억원) 대비 3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은행이 아니면서 은행예금과 유사한 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기관으로 우체국, MG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신협) 등이다. 시중은행의 고금리 상품 출시가 이어지며 해당 기관들의 자금 유출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체국의 경우 예금이 전월 대비 933억원 줄어들어 1818억원 증가했던 전년 동월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새마을금고, 신협 역시 예금이 전월 대비 410억원, 71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며 523억원, 605억원 증가했던 지난해 9월 증가분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은행예금취급기관들의 자금 유출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당국이 시중은행들에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했고 은행들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지만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인상 전과 비슷한 수준에 형성돼 있다. 춘천에서 영업 중인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연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이다. SH수협의 ‘Sh플러스알파예금’ 최고금리는 5.3%다. NH농협과 KB국민 등의 정기예금도 4.8%~5.1% 정도로 기준금리가 3%였던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금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은행들이 높은 금리로 고객들을 유치했고 이때 발생한 손해를 메꾸기 위해 더 높은 대출금리를 출시한 것이다. 그 결과 금리 7%대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거래되기 시작한 데 이어 연말엔 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할 것이란 예측도 등장했다.

    은행의 금리 경쟁이 이어지며 비은행금융기관들의 유동성 문제와 주담대 대출자의 부담 심화가 예상됐으나 금융 당국의 당부로 당분간 금융권의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비은행금융계도 당부 권고를 반기는 분위기다. 춘천 신협 관계자는 “금리 차가 크지 않으면 은행을 선택하는 고객들의 특성상 급격히 상승하는 시중은행 금리를 쉽게 따라가지 못해 고객 유출이 많았다”며 “은행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으면 비은행권의 고객 유출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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