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사용설명서] 고혈당 방치하면 합병증 무서워요⋯‘당뇨관리 4단계’ 따라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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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몸 사용설명서] 고혈당 방치하면 합병증 무서워요⋯‘당뇨관리 4단계’ 따라해 봐요

    • 입력 2022.11.25 00:00
    • 수정 2022.11.26 00:03
    • 기자명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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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우리나라에서 600만명이 앓고 있고, 1000만명이 대기하는 질병.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다름 아닌 당뇨병입니다.

    지난주 대한당뇨병학회가 주관한 ‘당뇨병 2차대란 위기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에선 의미심장한 얘기가 오갔습니다. 우선 당뇨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거지요.

    2012년 30세 이상 320만명이었던 환자 수가 10년 만인 지난해 600만명으로 폭증했으니까요. 더욱 암울한 것은 당뇨병 전단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달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2’에선 2020년 기준 공복혈당장애 유병률이 26.9%(2018년 25.3%)로 948만명에 이릅니다. 공복혈당장애는 8시간 식사를 안 한 상태에서 혈당 수치가 100~125㎎/dL로 나오는 상태를 말하지요. 이분들 중 5~8%가 1년 안에 당뇨병으로 진행합니다.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줄 모르는 분이 많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학회 조사에선 당뇨병 인지율이 65%, 치료율은 60%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당뇨병을 인지해도 관리는 엉망이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54%가 복부비만을, 61%는 고혈압, 72%는 고콜레스테롤을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정상인 64%보다 높은 69%로 나타났고, 단백질 섭취 비율은 낮았습니다. 증상이 없다보니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죠.

    당뇨병은 쉽게 말해 혈액에 당이 많은 질환입니다. 혈액이 탁하고 걸쭉하지요. 때문에 망막이나 발가락 끝, 콩팥의 미세혈관부터 막혀 기능을 잃어버립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실명을, 당뇨발은 발끝이 괴사돼 절단해야 합니다. 또 당뇨병성 신증은 콩팥이 망가져 평생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하죠. 이뿐이 아닙니다. 큰 혈관에 노폐물을 쌓아 압력을 높입니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당뇨병인 것이죠.

    당뇨병은 치료보다는 관리가 중요한 질병입니다. 병원보다 환자가 해야 할 몫이 더 크다는 뜻이지요. 이에 대해 미국 NIH(국립보건원)이 ‘평생 당뇨병을 관리하는 4단계’를 소개했네요. 한번 따라가 볼까요.

    1단계는 당뇨병에 대해 배우는 것입니다. 당뇨병이 어떤 질환이고, 왜 발생했는지 알아야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까운 당뇨클리닉이나 당뇨센터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대학병원의 당뇨센터에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당뇨교실을 운영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사이트(www.diabetes.or.kr)도 유용합니다. 일반인을 위한 페이지가 별도로 마련돼 당뇨병의 이해와 운동, 식사에 대한 정보와 전문병원을 찾도록 안내합니다. 또 다양한 동영상 교육자료를 준비해 무료로 이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합병증 예방 차원에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치과, 안과, 신장내과 의사도 알아두도록 합시다.

    2단계는 당뇨병의 ABC를 아는 것입니다. 여기서 A는 A1C 즉 당화혈색소입니다. 혈액검사를 통해 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수치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5 이하를 권장합니다. B(Blood)는 혈압입니다. 당뇨환자는 혈관이 빨리 망가지니 혈압에 유의해야 합니다. 혈압목표수치는 140/90 이하입니다. 다음의 C는 콜레스테롤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이 130㎎/㎗ 이하를 유지해야 합니다. 혈관건강을 위협하는 인자이기 때문이죠.

    3단계는 당뇨병과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먼저 감정의 변화에 잘 대처하라고 하는군요. 먹고 싶은 것을 제한하거나 싫어하는 운동을 강요하면 우울해지고 짜증이 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혈당을 높인다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를 줄이는 취미 생활, 심호흡, 명상, 음악듣기 등을 권합니다. 발에 생기는 상처나 물집, 치아 관리도 중요합니다. 이들 부위의 혈액순환 장애로 상처가 생기면 치료가 더디거나 괴사하기 때문이지요. 당뇨 관리를 잘하려면 당뇨 수첩을 마련해 혈당과 식사, 운동 등의 활동을 기록하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마지막인 4단계는 당뇨를 오래 앓고 계신 분들을 위한 팁이에요. 최소 1년에 2회 의료진을 방문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하라고 합니다. 물론 당화혈색소가 6.5이상이라면 더 자주 방문해야겠죠.

    예방접종, 즉 폐렴, 독감,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권합니다. 만일 당뇨발이 걱정된다면 신발 처방을 받거나,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있는지 상담 받을 것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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