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재테크 24시] 투자 귀재가 산 주식, 대세반전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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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의 재테크 24시] 투자 귀재가 산 주식, 대세반전 신호?

    워런 버핏 3분기 대만 TSMC 41억 달러 매입⋯ 기술주 반전 주목  
    모든 주가 떨어지며 투매 나타나는 침체기가 가치주 매입 기회

    • 입력 2022.11.22 00:00
    • 수정 2022.11.23 06:52
    • 기자명 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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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최근 미국 증시에서 주목을 끌 만한 뉴스가 있었다. 투자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주식을 처음으로 대거 사들인 것. 그간 버핏은 기술주 투자에 인색해 이 같은 매입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시장에서는 그간 금리 상승 기조 속에 낙폭을 키웠던 기술주에 대한 버핏의 시선이 달라졌다며 대세 반전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올 3분기 동안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TSMC 주식 41억 달러어치를 사들여 지분율을 1.2%로 끌어올리면서 포트폴리오 상위 10위에 올렸다. 버크셔가 TSMC 주식을 사들인 것은 처음이다. 버크셔의 매입 사실이 공개되자 TSMC 주가는 6%나 뛰었다. TSMC의 편입으로 버크셔 포트폴리오 상위 10위에 든 정보통신(IT)업체는 애플, 액티비전블리자드를 포함해 총 3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인 한국의 삼성전자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버핏의 투자가 기술주에 훈풍을 몰고올지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상의 충격이 컸던 만큼 주가가 충분히 싸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대부분의 주식이 폭락한 올해 높은 방어율을 보였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세계 10대 부호들의 개인 재산은 올 들어 1726억5000만 달러(11.6%) 줄어든 1조3192억 달러로 집계됐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사람은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그의 재산은 2160억 달러로 연초보다 541억 달러(약 20.3%)나 감소했다. 세계 10대 부호 중 올해 재산이 늘어난 사람은 버핏 한 사람뿐이었다. 버핏의 재산은 1110억 달러로 23억9000만 달러(약 2.2%) 증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 속에서 주가가 연초 대비 1.5% 올랐다.

    기술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가치주와는 거리가 있다. 가치주는 실적 등 펀더멘털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말한다. 반면 성장주는 현재 성장률이 높고 신제품 출시 등으로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되는 주식이다. 가치주에 비해 창출하는 이익이 적지만 주가가 고평가돼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버핏은 가치주냐 성장주냐 구분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봤다. 가치주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주도 얼마든지 가치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TSMC 매입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지표로 기업의 내재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버핏은 가치주 옹호론자다. 그는 투자할 때 성장주 15%, 가치주 85%의 비율을 유지한다. 다만 어떤 주식이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투자 원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동시에 적당한 수익을 올린다는 원칙은 철저하게 지킨다.

    그래서 매수 타이밍을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 가치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을 때 사야 매도 차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저평가된 좋은 주식을 싸게 사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때 비싸게 되파는 것이다. 버핏은 주가와 가치의 괴리를 ‘안전 마진’이라고 정의하고, 투자자는 안전 마진이 큰 가치주를 골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런 보석 같은 가치주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점이다. 좋은 가치주를 찾으려면 정보력을 가지는 것이 관건인데, 검색만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라면 이미 대부분의 사람에게 공개가 된 상태라 그 가치가 높지 않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장 침체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 투자 환경은 글로벌 고성장 시대가 마감되고 저성장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변곡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1%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한국은 2% 성장에 그쳐 올해보다도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이 고속 성장하는 시대에는 대부분의 종목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기 때문에 어떠한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수익이 난다. 이에 따라 성장주의 수익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에는 주가가 차별화하기 때문에 투자는 ‘흙 속의 진주 찾기’가 된다. 가치주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능가해 왔다.

    특히 주가의 조정국면에서 가치주는 성장주를 늘 이겼다. 저성장 시대에는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가치 투자가 시장을 이기지 못하는 구간이 있다. 옥석 구분 없이 투매가 나타나는 바닥 구간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구간이지만 오히려 가치주를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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