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수능 스케치]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봐, 핸드폰 꼭 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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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수능 스케치]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봐, 핸드폰 꼭 끄고!”

    응원과 포옹 가득했던 2023학년도 수능 현장
    긴장한 수험생과 격려하는 학부모 발길 이어져
    수험장 착각해 다른 학교 간 학생에 경찰 도움

    • 입력 2022.11.17 10:35
    • 수정 2022.11.18 00:05
    • 기자명 서충식·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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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전 춘천고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전 춘천고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7일 아침 7시 춘천고등학교 앞. 차에서 내린 한 부모가 수험생을 지긋이 바라보며 조용히 격려했다. 이내 엄마는 도시락통을 건네주며 “떨지 말고 힘내”라는 말을 전했다. 부모는 못내 아쉬운 듯 수험장으로 향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봤다. 오는 길에 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시험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며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된 거니 평소처럼만 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한 뒤 출근길에 나섰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42지구 제1시험장이 설치된 춘천고 정문은 수험생과 그들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역시 교문 앞 교사·후배들의 떠들썩한 응원전이 없는 영향인지 수험생들의 눈빛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수생 아들의 힘겨운 공부를 지켜봐 온 학부모 강사라씨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능 결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아 아들이 재수를 선택했다”며 “고생이 많았던 만큼 올해는 부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춘천여고에서 교육청 관계자들이 입실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17일 오전 춘천여고에서 교육청 관계자들이 입실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같은 날 춘천여자고등학교 역시 아침 7시도 안 된 이른 시간부터 입실을 위해 발걸음하는 수험생들과 응원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한명 한명을 꼭 안아주면서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넸다. 신성 교사(유봉여자고등학교)는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긴장하지 말고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허소영 교사(유봉여고)도 “마지막 한 문제까지 집중해서 풀자”고 당부했다.

    한 학부모는 수험생인 딸한테 휴대전화를 끌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해나씨는 “우리 딸이 떨지 말고 시험 무사히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며 “부정행위로 걸릴만한 사항에 무엇이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수험장으로 들어가면서 파이팅 넘치는 말을 남기는 수험생도 있었다. 유봉여고 3학년 김모양은 “학교에서 보낸 12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춘천여고 3학년 최모양도 “수능 무사히 잘 봤으면 좋겠고, 모의고사처럼만 문제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춘천여고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17일 오전 춘천여고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입실 종료시간이 임박하자 수능 때만 볼 수 있는 진풍경도 포착됐다. 춘천여고에 와야 하는 학생이 장소를 착각해 춘천고로 잘못 간 것이다. 이 학생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입실 종료 10분을 남기고 춘천여고 수험장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차량에서 응원하는 한 학부모에게 모범운전자회 자원봉사자가 “차를 빨리 빼달라”고 하자 “내 자식에게 응원도 못 하냐”며 짧은 언쟁이 오가는 일도 있었다.

    춘천고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한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이 긴장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가르쳐준 선생님과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잊지 말고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충식·이현지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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