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썰렁’⋯개장 2개월 ‘모다아울렛’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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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썰렁’⋯개장 2개월 ‘모다아울렛’ 가보니

    개장 2개월 맞은 모다아울렛, 한산한 평일
    “옮긴 다음 손님 줄었다”는 상인들도 존재
    주변 구분상가 220개 중 100개는 ‘텅’ 비어
    방문객 “기대했지만 큰 차이점 못 느끼겠다”

    • 입력 2022.11.16 00:02
    • 수정 2022.11.18 00:06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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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예상보다 좀 썰렁하긴 하지만 점점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15일 오후 춘천 온의동 센트럴타워푸르지오 아파트 상가. 1층 입구부터 춘천 최초 아웃렛 매장인 ‘모다아울렛’까지 이어진 복도는 지나는 사람 없이 고요했다. 아웃렛 내부에도 방문객은 3~4명이 전부여서 평일 오후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손님 찾기가 어려웠다. 기자를 향해 “구경하고 가라”며 호객행위를 하는 점원들도 있었다.

    지난 9월 2일 영업을 시작한 모다아울렛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약 1만5000m² 규모로 조성됐다. 남녀, 아동, 평상복부터 스포츠, 아웃도어 전문 매장이 입점해 있다. 오픈 첫주만 해도 신규 회원 사은품 증정 행사장에 줄이 끝없이 늘어서는 등 아웃렛 이용을 위해 수도권을 오가던 춘천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개장 2개월이 지나 ‘오픈 효과’가 끝난 지금은 분위기가 전혀 딴판이었다.

    오픈과 동시에 개장한 매장들은 이제 자리를 잡을 때가 됐음에도 좀처럼 늘지 않는 손님들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춘천 명동에서 모다아울렛으로 자리를 옮긴 A 의류점 관계자는 “명동에 있을 때보다 평일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그나마 주말에 손님이 조금 늘어날 뿐”이라고 말했다. 역시 명동에서 이전한 B 의류점 직원도 “누구는 평일보다 주말에 아웃렛 손님이 세 배 많다는데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다른 점포 직원 C씨는 “코로나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최근엔 이태원 참사까지 터져 분위기가 안 좋지만 앞으로 점점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15일 오후 모다아울렛 춘천점. 개장 2개월이 지난 현재 일부 상인들과 고객들은 한산한 분위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최민준 기자)
    15일 오후 모다아울렛 춘천점. 개장 2개월이 지난 현재 일부 상인들과 고객들은 한산한 분위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최민준 기자)

    아웃렛 매장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프리미엄몰’은 중심에 들어선 아웃렛 매장 주변으로 모두 220개의 구분상가가 지어졌는데 대부분 아직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이날 모다아울렛 주변의 구분 상가 점포들을 둘러보니 가장 많이 보인 글자는 ‘상가 임대’였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220개의 점포 중 100여 개 점포가 비어 있었다. 일각에서는 아웃렛이 손님을 끌고 그 손님들을 타깃으로 점포가 운영돼야 하는데, 아웃렛 손님이 예상보다 적어 임대가 더딘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프리미엄몰 1층 모다아울렛 및 구분 상가 지도. 1101~1301이라는 번호가 적힌 곳이 구분 상가다. (사진=최민준 기자)
    프리미엄몰 1층 모다아울렛 및 구분 상가 지도. 1101~1301이라는 번호가 적힌 곳이 구분 상가다. (사진=최민준 기자)

    상가 1층은 점포 절반 이상이 빈 점포로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2층은 그 이상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대부분 점포가 상가 임대만 붙은 채 텅 비어있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사람은 빈 점포 앞을 걸레질하던 청소부뿐이었다. 아직 공사를 마치지 못한 일부 복도와 화장실엔 공사용 덮개가 잔뜩 깔려 있기도 했다.

     

    모다아울렛 춘천점이 위치한 프리미엄몰 2층 구분 상가 구역. 상가 임대 포스터가 붙어 있는 가운데 한 청소부가 복도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모다아울렛 춘천점이 위치한 프리미엄몰 2층 구분 상가 구역. 상가 임대 포스터가 붙어 있는 가운데 한 청소부가 복도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애초에 상가를 너무 많이 지은 게 문제”라며 “구분 상가는 의류상점이나 병원, 학원들이 들어와야 활성화가 될 텐데 의류상점은 모다아울렛이 있으니 따로 들어올 엄두를 못 내고 병원, 학원 등은 비싼 임대료가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모다아울렛 주변 상가들은 면적과 층수에 따라 8800만(전용면적 23.0m²)~12억9000만원(전용면적 84.8m²)에 분양됐다. 

    절반이 비어있는 상가와 아웃렛의 한산한 분위기에 실망감을 비추는 이들도 있었다. 주부 김모(43)씨는 “아웃렛이 들어왔다 해서 구경하러 왔는데 분위기가 명동 엠 백화점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며 “집과 가까운 엠 백화점에 계속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카페, 뷰티샵 등 기존에 입점한 구분 상가들의 경우 아웃렛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만큼 방문객이 줄수록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의 상황 역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고물가와 불경기, 코로나 같은 불리한 여건들이 있는만큼 아웃렛이 자리잡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릴 뿐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달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핵심 점포들이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불경기 매장방문객 박모(51)씨는 “대형 상가는 대부분 초창기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브랜드가 더 다양해지면 쇼핑 손님도 늘고, 상가들도 하나둘 자리를 채우면서 점차 활성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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