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고·성수여고 이전] 1. 64년 전통 대표 사학, 삼천동에 새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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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고·성수여고 이전] 1. 64년 전통 대표 사학, 삼천동에 새 둥지

    64년 전통, 졸업생 3만202명 배출한 춘천 대표 사학
    성수학원 소유 삼천동 산36번지 부지로 이전 추진
    비용 315억 추정, 낙원동 부지 매각해 마련할 계획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 입력 2022.11.17 00:02
    • 수정 2022.12.23 08:36
    • 기자명 서충식·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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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을 대표하는 사립고등학교인 성수고등학교와 성수여자고등학교가 낙원동에서 삼천동으로 학교 이전을 추진한다. 지난 60년의 세월로 낙후된 옛 학교 시설을 현대화하고, 미래형 교육 과정을 도입하기 위해 넓고 쾌적한 학습 분위기를 갖춘 새로운 둥지로 이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서다. 춘천 시내 도심 낙후화와 도시 확장으로 인해 구도심에서 외곽 지역으로 학교 부지를 옮기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학교 이전으로 도심권에 넓은 가용 부지가 생겨남으로써 새로운 개발 활력을 제공하고, 신규 이전 부지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부가 효과도 기대된다. 성수고·성수여고 이전 추진의 배경과 그동안의 과정, 기대 효과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춘천 성수고와 성수여고가 개교 후 60여년간 이어진 낙원동 시대를 끝내고, 삼천동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성수고·성수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수학원은 2020년부터 이전을 추진했지만, 모호한 법률 적용의 문제로 한동안 난항을 겪다가 최근 긍정적인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성수고는 1958년 4월 5일 김용해 성수학원 이사장을 초대 교장으로 개교했으며, 올해 64주년을 맞았다. 지난 1월 제62회 졸업식까지 개교 이래 총 1만625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올해 9월엔 김학현 제13대 교장이 취임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영범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윤길중 전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성수고 졸업생이다. 성수여고는 김하숙 전 춘천북부노인복지관 후원 이사장, 김희숙 전 춘천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장 등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좌측부터) 성수고등학교, 성수여자고등학교. (사진=이정욱 기자)
    (좌측부터) 성수고등학교, 성수여자고등학교. (사진=이정욱 기자)

    성수학원은 2020년부터 성수고·성수여고의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이하 각급 설립·운영 규정’ 적용 기준에 대한 논란으로 더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이전 경비 마련을 위해 학교법인이 가지고 있는 수익용 재산을 처분하려면 법령 기준 이상의 수익용 재산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규정이 문제였다. 관련 법률이 1997년 2월 개정됐는데, 1997년 이전에 설립된 성수학원에 대해 개정 전 법률과 개정 법률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에 대한 해석이 확실하지 않았다. 최근 성수학원 측에 더 유리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나오면서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성수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성수학원 설립 시기에 맞춰 개정 전 법률을 적용할 때 확보해야 하는 수익용 기본재산 규모는 142억원. 하지만 개정 법률을 적용 시 68억원으로 절반 넘게 준다. 그러다 최근 개정 전 기준이 개정 기준과 비교했을 때 불리한 경우, 개정 기준을 따르도록 하는 법원 판결이 최근 나오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성수학원 측은 학교 이전 및 공사에 필요한 비용을 약 315억원으로 추산한다. 이는 기존 학교 부지 매각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정운교 성수고 총동문회장은 “비용 문제만 해결되면 학교 이전은 문제없이 추진될 것”이라며 “총동문회는 이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힘닿는 데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고와 성수여고는 50여년간 급식소, 체육관, 운동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운동장은 길이 58m로 일반 축구장 길이 105m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작은 상황이다. (사진=이정욱 기자)
    성수고와 성수여고는 50여년간 급식소, 체육관, 운동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운동장은 길이 58m로 일반 축구장 길이 105m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작은 상황이다. (사진=이정욱 기자)

    성수학원 측이 밝힌 성수고·성수여고 이전 추진의 가장 큰 이유는 노후화된 건물, 좁은 주차공간과 진입로 등 열악한 교육환경이다. 성수고·성수여고는 50여년간 급식소, 체육관, 운동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운동장 길이는 58m로 일반 축구장 길이 105m의 절반 수준이다. 춘천 내 14개 고교의 운동장 면적 중 가장 작다. 이외에도 성수여고는 음악실·동아리실 등이 학교 건물 지하 2층에 있고, 지하 1층은 반지하에 있어 교육환경이 열악했다. 성수학원은 현 부지를 활용한 증축이나 리모델링도 검토했지만, 부지 자체가 협소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렸다.

    성수고·성수여고의 새로운 터는 ‘삼천동 산36번지’가 가장 유력하다. 면적 2만5101㎡(약 7593평)에 달하는 해당 부지는 1983년부터 학교법인 성수학원이 소유하고 있다. 이전사업 추진 과정에서 삼천동과 온의동 등에 있는 시유지도 후보지에 올려 매각 및 부지 맞교환 등을 검토했지만, 요건을 맞추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이사회는 학교 신축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설치할 수 있는 큰 부지 규모와 근처에 유흥시설 등이 없어 학생들이 오롯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삼천동 산36번지로의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삼천동 산36번지 성수고·성수여고 이전 예정 부지. (사진=이정욱 기자)

    성수고·성수여고는 새로운 학교 모습으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그리고 있다. 해당 사업은 40년 이상 노후 학교 건물을 미래형 학교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학교 2835곳에 대해 18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노후 학교시설 개선 외에도 공간 혁신, 스마트 교실, 학교시설 복합화 등 미래형 교육 과정을 구현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수학원은 학교 건물 신축과 관련한 구체적 사항이나 운영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이전 후에는 남녀공학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전사업에 필요한 서류 제출을 3~4개월 내로 마치고, 건축을 1년 안에 끝내 2026년에 개교하는 것이 목표다.

    김충열 성수학원 이전사업 추진단장은 “이전이 이뤄지면 학생들은 최신식 학습 장비와 소음·먼지에 노출되지 않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쾌적한 학습 환경을 위해서라도 빨리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성수고는 시설도 낡고 공간도 좁다”며 “좋은 환경의 새로운 학교로 옮겨가면 지금보다 학습 분위기 조성도 훨씬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충식·이현지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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