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이후 난방 본격화⋯주택도, 농가도 갈수록 커지는 ‘에너지’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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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동 이후 난방 본격화⋯주택도, 농가도 갈수록 커지는 ‘에너지’ 비용

    주택용 열 요금, 기름보일러용 등윳값 고공행진
    시설 농가 비닐 하우스에는 등유 사용 필수적
    춘천 내 토마토, 오이 등 시설 농가 많아 부담

    • 입력 2022.11.09 00:02
    • 수정 2022.11.10 00:06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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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춘천 최저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등 11월 초부터 추운 날씨가 이어지자 난방 수요도 늘었다. 그러나 러시아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난방비가 증가하면서 각 가정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등유 사용량이 많은 시설 농가의 생산 비용도 문제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금액)은 올해 4월 66.98원, 7월 74.49원, 지난달 89.88원으로 연이어 올랐다. 올해 3월(65.23원)과 비교해 7개월 만에 23.65원(37.8%)이 오른 것이다. 열 요금이 오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3년 만이며, 한 해에 요금이 세 차례 이상 오른 것도 처음이다.

    기름보일러에 사용되는 등유도 가격이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춘천지역 실내 등유 가격은 ℓ당 1586원이다. 지난해(1042원)와 비교해 544원(52.2%) 올랐다. 드럼(200ℓ) 한 통 가격은 20만8400원에서 31만7200원으로 1년 새 10만원 넘게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로 국제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강원통계지청의 10월 기준 강원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년동월 대비 등유(69.6%), 경유(23.7%) 등 석유류와 도시가스(32.7%), 전기요금(18.6%) 등 에너지 관련 물가가 크게 올랐다. 우리보다 먼저 에너지 위기를 맞은 유럽은 주택 면적에 따라 전기‧가스 사용량의 한도를 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사용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1인당 전력소비량 통계를 보면, 2019년 기준 한국은 연간 1인당 1만878㎾h의 전력을 사용해 OECD 평균(7773㎾h)보다 훨씬 에너지 사용량이 많았다.

    I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한편 가스 소비를 줄이는 등 위기가 눈앞에 닥치기 전에 각국 정부가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비닐 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춘천의 한 시설 농가. (사진=MS투데이 DB)
    비닐 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춘천의 한 시설 농가. (사진=MS투데이 DB)

    그러나 내륙 분지 기후를 보이는 춘천은 겨울이 길고 기온이 낮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더 큰 문제는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난방이 필수적인 농업 현장이다. 등유는 시설 농가의 비닐하우스 관리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7일 춘천지역 면세유(등유) 가격은 ℓ당 1389원으로 전년동기(837원)보다 552원(65.9%) 올랐다. 등유 가격 급등에 따른 농가의 생산 비용 증가는 농산물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

    특히 춘천은 하우스 시설 사용이 많은 토마토‧오이‧화훼류 재배 농가가 많아 면세유 가격 오름세가 더 큰 부담이 된다. 올해 9월 춘천시가 발표한 특산물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토마토 재배 농가는 361가구, 오이 농가는 371가구 등이다. 춘천 토마토 재배 농가의 60.4%는 등유용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농가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자 강원도와 춘천시는 5억4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농가에서 사용하는 면세유(휘발유‧경유‧등유‧중유‧LPG‧윤활유‧부생연료 1호)에 대해 ℓ당 최대 300원의 구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급 상한은 농가당 최대 495만원(1만6500ℓ)이다.

    춘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해는 시비 100%로 ℓ당 80원씩 면세유 구입비를 지원했고, 올해는 도 예산으로 ℓ당 100원을 지원하는 것에 더해 시비를 추가해 최대 3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신청물량에 따라 예산 상황에 맞춰 ℓ당 구입비 지원금은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 춘천농민회장은 “당초 요구 사항은 농가에서 사용하는 면세유 가격이 1000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농가의 에너비 비용 부담이 크지만 최근 국제 에너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기에 이보다 더 요구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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