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 모인 자리서 “춘천 농산물 품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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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들 모인 자리서 “춘천 농산물 품질 떨어진다”

    18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서 ‘품질 떨어진다‘ 언급
    춘천 내 대형마트, 지역 농산물 판매 코너 적어
    봉사 활동 역시 '보여주기식' 일회성으로 구성
    '기능 확대'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역할 무색

    • 입력 2022.10.20 00:02
    • 수정 2022.10.22 00:20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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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지역 유통업계와 상인들이 참여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회의에서 대기업 대형마트 관계자들이 ‘춘천 지역 농산물 품질이 떨어져 판매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형마트들은 실제로 춘천지역 향토 유통매장과 비교해 지역 농·수산물과 공산품 판매 코너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지역에서 영업하면서도 지역 환원을 위한 노력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MS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지난 18일 열린 ‘2022년 제4차 춘천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회의에서는 대형마트들이 매출액 대비 지역 기업 제품 구매액 비율을 공개하고 지역 농산물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라는 지역 상인들의 주장이 나왔다. 이 회의에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하나로마트 등 춘천지역 대형마트 4곳을 비롯한 유통업계 인사들과 지역 상인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역 상품의 품질이 떨어져 상품으로 꾸준히 판매하기 쉽지 않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여한 한 인사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지역 상인들이 “품질 측면에서 조금 부족해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과의 상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도 재차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매달 각 대형마트의 전체 매출액 대비 지역 상품 구매 현황을 조사해 춘천시 홈페이지나 관보 등에 게재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역시 무산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위원은 “이날 회의는 협의회의 역할을 정상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는데도 대기업 대형마트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지역 상생 의지가 없는 것을 넘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개회 자체에 의구심이 드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춘천 내 대형마트별 지역 농축수산물 및 공산품 판매코너 설치 현황. (자료=춘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
    춘천 내 대형마트별 지역 농축수산물 및 공산품 판매코너 설치 현황. (자료=춘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

    이날 회의에서 지적된 것처럼 춘천지역 입점 대형마트들은 지역과의 상생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춘천 내 대형마트의 지역사회 기여도를 조사한 춘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유통재벌’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들은 춘천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채소와 과일 등을 판매하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된다.

    춘천지역 대형마트 중에서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판매코너를 따로 설치한 경우는 롯데마트 석사점과 춘천점, 이마트 춘천점 각 1개에 그쳤다. 홈플러스 춘천점은 이마저도 갖추지 않았다. 지역 공산품 판매코너는 이마트 춘천점에만 1곳이 있었을 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는 지역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매대 자체가 없었다. 춘천에서 출발한 향토 유통기업인 MS리테일이 농산물 판매코너 4곳, 축산물 판매코너 1곳, 공산품 판매코너 18곳 등을 갖춘 것과 대조적이다.

    재벌 유통기업이 춘천에 점포를 내고 영업하면서 지역 환원이나 상생을 생각하기는커녕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춘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유통 대기업의 지역 사회 환원 활동이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춘천지역 각 대형마트의 봉사활동은 △롯데마트 석사점 보육시설 정기 후원 △롯데마트 춘천점 월 30만원 상당의 봉사활동 및 주 2~3회 푸드뱅크 후원 △홈플러스 춘천점 지역 아동센터에 100만원 상당의 물품 기부 △이마트 춘천점 지역 봉사단체 물품 기부 및 김장 봉사, 비영리단체 영수증 마일리지 △하나로마트 퇴계점 선물 무료 나눔 및 주변 화천 환경 정화 등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각 업체에서 취급하는 물품을 기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춘천 향토 유통기업 MS리테일의 경우 조사 기간 △강원대 발전기금 1억원 △강원대사대부고 장학금 1000만원 △국제로타리한국재단 장학금 117만원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100만원 등을 각각 기부했다.

     

    춘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MS투데이DB)
    춘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MS투데이DB)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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