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무더기 휴장일 공지⋯연간이용권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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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랜드, 무더기 휴장일 공지⋯연간이용권자 반발

    레고랜드 올 연말까지 61일 중 15일간 '휴장'
    연간이용권 소지자, "방문 선택지 줄어" 반발
    에버랜드는 주간 단위 운휴 계획 사전 공지
    레고랜드 코리아 '책임 경영 필요' 비판 확대

    • 입력 2022.10.13 00:02
    • 수정 2022.10.16 00:0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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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오는 11‧12월 평일 중 일부 날짜에 대거 휴장 계획을 공지하자 연간이용권 소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테마파크 운영시간을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레고랜드는 올해 11월 15~17(화~목)일, 22~24(화~목)일, 29~30(화~수)일과 12월 1(목)일, 6~8(화~목)일, 13~15(화~목)일에 각각 휴장할 계획이다. 2개월(61일) 중 평일 15일(24.6%) 동안 테마파크의 문을 닫는 셈이다. 토‧일요일 주말을 제외한 평일(44일)을 기준으로는 34.1%의 기간을 휴장한다. 이 기간 휴장하는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레고랜드가 사전 예고나 특별한 이유 없이 대거 휴장일을 공지하면서 연간 이용권을 구매한 이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간 이용권은 일정 금액을 내고 구매하면 1년 중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인데, 휴장일이 늘어난만큼 실제 이용 일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연간이용권 골드 패스 소지자인 정모(40‧후평동)씨는 “사람이 붐비지 않는 평일을 중심으로 테마파크를 이용하려고 4인 가족이 70만원 가까운 돈을 들여 연간이용권을 구매했는데 11월과 12월에는 평일 중 30% 이상 휴장 예정이라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했다.

    레고랜드 측은 “연간 이용권 판매시 파크 미운영일에는 연간이용권 사용이 제외된다”는 조건을 명시한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레고랜드 코리아 관계자는 “천재지변, 악천후, 안전 점검, 내부 공사 등에 따라 테마파크 미운영 일정이 있을 수 있다”며 “연간이용권 사용이 불가능한 블랙아웃데이(입장 제한일)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고랜드 코리아의 연간 이용권 판매시 고객들이 이처럼 별다른 이유 없이 평일에 무더기 휴장일을 지정할 것을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레고랜드는 연간 이용권 중 가장 저렴한 스탠다드(11만9000원)의 경우 11월 5일과 12월 24일에는 입장할 수 없다고 사전 고지했다. 그러나 상위 등급 이용권인 골드(16만9000원)와 플래티넘(24만9000원)은 올해 11월과 12월 중 입장이 제한되는 특정 날짜에 대한 고지가 없었다. 

     

    (사진=MS투데이 DB)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오는 연말까지 평일 중 30% 이상을 휴장한다고 공지하자 연간이용권 소지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국내 최대 놀이공원인 경기 용인 에버랜드는 연중무휴 개장하며, 악천후 등을 이유로 일부 놀이기구를 운휴하는 상황이 생긴다. 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운휴 일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 공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온이 영하 5도 이하일 때 T익스프레스, 레이싱코스터, 더블락스핀 등을, 풍속 10m/s 이상이면 콜럼버스대탐험, 허리케인, 렛츠트위스트 등의 운영을 중단한다는 식이다. 이와 함께 주간 단위로 운휴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지해 방문객들이 사전에 관련 내용을 파악하도록 안내한다.

    레고랜드에서도 날씨로 인해 120분 이상 테마파크 운영이 중단될 경우 12개월 이내 재방문이 가능한 입장권을 제공하는 ‘레이니 데이 개런티(Rainy Day Guarantee)’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일반적인 악천후 또는 일기 예보를 기준으로 한 입장권 환불 요청은 불가능하며 다시 예약한 방문일에 비가 온다고 해도 날짜를 변경할 수 없다.

    최근 레고랜드가 지정한 개런티 대상은 올해 9월 6일 방문 티켓 소지자다. 당시 춘천의 일일 강수량은 48.5㎜ 수준이었다. 다만 이달 3일의 경우 일일 강수량이 102.9㎜에 달했음에도 레고랜드의 개런티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최근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부도로 채권시장에서 강원도의 신용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레고랜드는 개장 초기부터 고압적인 운영방식으로 화를 불러왔다”며 “11월은 늦가을 테마파크 이용객들이 많은 시기인데도 포괄적인 약관을 근거로 휴장한다면, 연간이용권 소지자에게 정중하게 사유를 설명하고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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