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매각과 관련해 ‘입찰방해’ 혐의로 형사입건되자 도내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8일 최 전 지사와 최종 낙찰자였던 KH그룹의 임원 A씨 등을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알펜시아 입찰을 담당했던 도 투자유치과 사무실과 입찰 당시 투자유치과장이었던 B씨가 근무 중인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논평을 내고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알펜시아 ‘입찰 담합’, ‘헐값 매각’ 의혹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경찰은 입찰 당시 도정을 맡았던 최 전 지사와 KH그룹 임원이 입찰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최 전 지사를 비롯한 전 강원도정과 강원도개발공사,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원도의회 의원 등은 ‘입찰 담합’ 의혹을 부인해 왔다”며 “지난해 최 전 지사는 도의회에서 ‘담합 의혹 제기 등은 국민의힘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정쟁이며 정치도의를 벗어난 행위’라며 오히려 국민의힘을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전 지사가 입건된 것만으로도 ‘알펜시아 입찰 담합과 헐값 매각’에 대한 도민의 의혹은 더욱 커지고 최문순 도정에 대한 불신과 비난 또한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혐의가 드러나면 엄격하게 처벌해야 하며 강원도의회는 ‘재정 효율화 특별위원회’ 구성한 만큼 알펜시아 ‘입찰 담합’과 ‘헐값 매각’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측은 “정치적 의도가 보이는 부적절한 처사”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김우영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본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최 전 지사가 입찰 과정에서 어떤 지시를 하거나 관여했다는 분명한 사실관계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경찰이 입건했다”며 “야당에 대한 입막음, 족쇄를 채우고 도민들에게는 마치 큰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특별자치도를 잘 만들어 나가려면 여야를 뛰어넘는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민들의 정서를 갈라치기를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이런 행위는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알펜시아 매각은 도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도지사로서 경제적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입찰은 도지사가 포괄적으로 지시하는 것이지 계약 행위는 담당 부서에서 하는 것이다. 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행정적으로 감사나 조사를 통해 잘잘못을 따져야 하지 이렇게 떠들썩하게 몰아가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도당은 당원들이나 소속 국회의원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최 전 지사의 공식 입장이 나오는 대로 도당 측의 공식 입장도 전하겠다고 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 2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최 전 지사의 경찰 입건 소식이 전해지자 “전임 지사가 수사받는 것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분명 취임 전부터 적폐 청산은 없다고 밝혔으나 알펜시아와 레고랜드 관련 문제는 여기서 제외된다고 했었다”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찬영 기자 hcy1113@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