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보다 태양광”⋯강원 농지, 축구장 1500개 면적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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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농사보다 태양광”⋯강원 농지, 축구장 1500개 면적 사라져

    태양광발전 지원정책 확대로 농민 마음 돌아
    농지에 태양광시설 설치 시 부담금 50% 감면
    과도한 지원으로 예산 낭비·농지잠식 우려 나와
    “무분별한 정책, 농지 없애 식량안보 위협해”

    • 입력 2022.09.28 00:01
    • 수정 2022.09.29 07:05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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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광 지원정책이 확대되면서 강원지역 농지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태양광 지원정책이 확대되면서 강원지역 농지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춘천을 포함한 강원도내 태양광발전 시설이 급증하면서 농지잠식 규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달곤 국회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5월까지 도내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목적으로 전용한 총 농지는 1094ha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시도 가운데 4번째 많은 수치다. 이는 축구장(0.714ha) 1532개에 이르는 면적의 농지가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로 사라진 셈이다.

    춘천지역은 의암호와 서면 부근 농지에 태양광 설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일대 일부 부지는 태양광발전 설비가 들어서자 2017년 1㎡당 4050원(공시가격)이던 땅값이 지난해 4만원 대로 급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농지에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가 늘어난 이유를 정부의 농지전용부담금 대폭 감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2월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농지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면 농지보전부담금 50%를 감면해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춘천은 이와 함께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소양에너지페이’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 태양광발전 시설은 편리하고, 소득이 보장돼 농사짓기를 대체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농과 고령화로 농업에 종사할 농업인이 줄자 태양광 사업을 선호 현상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설치 업체 관계자는 “최근 농지 내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의뢰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쌀 과잉생산 문제 등 경제적 타격을 입은 농업인들이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지원정책에 우후죽순 생겨난 태양광발전 시설로 예산 낭비와 농지잠식이 심각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의하면 최근 5년간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로 감면된 농지보전부담금은 151억원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농지는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국가의 자산”이라며 “무분별한 농지잠식을 불러온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엄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지를 타 용도로 전용하는 사람에게 농지의 조성과 보전, 관리를 위해 부과 및 징수하는 부담금”이라며 “이는 농지관리기금의 주요 재원이지만 최근 감면지원으로 대폭 줄었다”고 덧붙였다.

    [허찬영 기자·진광찬 인턴기자 hcy111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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