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온기를 나누는 연탄 한 장의 가치 '춘천연탄은행'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슈플러스] 온기를 나누는 연탄 한 장의 가치 '춘천연탄은행'

    춘천연탄은행, 10월 6일 연탄 나눔 재개식
    에너지 취약층 1000세대 40만장 후원 목표
    코로나19로 후원과 봉사자 줄어 어려움 가중
    850원 연탄 한 장 '생명을 지키는 따뜻한 힘'

    • 입력 2022.09.28 00:01
    • 수정 2022.09.29 07:05
    • 기자명 박지영 기자·한재영 국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부터 긴 겨울을 나기까지가 에너지 취약계층에게는 가장 혹독한 계절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도움의 손길도 줄어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슈플러스 이번 시간에는 이웃들에게 온기를 전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춘천연탄은행 정해창 대표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았다. <편집자주>

     

    ▶ 춘천연탄은행 소개 
    춘천연탄은행은 2004년 10월 시작해 올해 만 18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나눈 연탄은 600만장 정도이고, 지원하는 대상은 춘천 시내뿐 아니라 외곽 가구 수를 합해 1000세대 정도이다. 지금은 연탄 지원과 무료급식 지원을 병행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노년 생활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취약지역 마을관리소라는 것을 운영해 홀로 사는 분들이 전기, 화장실, 상수도 등의 고장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도 드리고 있다.

    ▶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취약층의 상황은?
    춘천시민들이 사랑과 정이 많지만, 코로나19로 모일 수가 없으니까 지난 3년 동안 봉사자가 급격하게 줄었다. 또 봉사자들이 직접 연탄을 후원하고 배달 봉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달 봉사를 못 하니까 기부까지 급감해 어려움이 커졌다. 봉사나 후원은 평년 대비 30~40% 이상 줄었지만, 연탄이 필요한 가정은 줄지 않았다. 코로나19라고 연탄을 때지 않을 수 없고, 주변 환경이 어려워도 난방이 필요한 것은 같은데 봉사자가 없어 애가 타는 상황이었다.
     
    ▶ 올해 지원 대상과 연탄 나눔 목표는? 
    춘천은 다른 지역보다 추위가 일찍 시작돼 10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연탄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도 7~8개월 연탄을 사용해 한 가정이 겨울을 나는데 필요한 연탄은 1000장에서 1500장 정도다. 정부에서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하지만, 필요한 양을 채우지 못해 춘천연탄은행이 부족한 연탄을 지원한다. 올해 지원 목표는 1000세대에 40만장 정도이다. 어르신들은 "우리는 쌀이 오는 것보다 연탄이 더 좋아" 그리고 "추운 겨울에 연탄이 없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어" 이런 얘기를 많이 해 연탄이 어르신들에게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됐고 사명감을 갖게 된다. 

    ▶ 연탄 한 장 가격과 겨울을 나는데 필요한 양은?
    연탄의 정부 고시가격은 오르지 않았지만 유가상승으로 도매상에서 연탄을 공급하는 공장도가가 올라 올해는 장당 850원으로 800원이던 지난해보다 50원 정도가 올랐다. 방 한 칸이면 2~3장 있어야 하고 주방 등까지 계산하면 하루 3~5장 정도의 연탄이 있어야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커피 한 잔도 안 되는 연탄값이지만, 어르신들이 8시간 동안 따뜻하게 보낼 수 있고, 한 끼 식사 비용이면 어르신들이 2~3일 밤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도움의 손길이 되는 것이다.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춘천연탄은행 정해창 대표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의 가치와 춘천연탄은행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춘천연탄은행 정해창 대표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의 가치와 춘천연탄은행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 에너지 취약층에게 연탄의 의미와 가치
    어느 날 연탄 요청을 한 어르신이 있었는데 워낙 일이 많아 이틀 정도 늦게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어르신이 계속 기다리셨는지 연탄을 지고 골목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자 '만세'를 외치셨다. 그때 '아! 어르신들한테는 연탄이 만세를 부를 만큼 기쁨이고 행복이구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연탄이 있어야만 근심과 걱정 없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된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다. 연탄 한 장씩만 기부해도, 그 한장 한장이 모여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한다. 올해는 추위도 일찍 시작되고 한파가 더 심하다고 해 머릿속으로 걱정이 가득하지만 올해는 후원과 봉사자가 많아져 어르신들이 아늑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춘천연탄은행 재개식 일정
    코로나19 전에는 연탄을 사용하시는 어르신들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하며 위로하고 봉사단체도 모시는 등 성대하게 했는데 코로나19가 아직도 조심스러워 올해는 우리가 운영하는 '하늘이 차려준 밥상'이라는 무료급식소 앞에서 조촐하게 하려고 한다. 재개식은 10월 6일로 어르신들과 춘천연탄은행을 사랑하는 봉사자들, 기관장 등을 모시고 연탄 나눔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는 자리이다. 또 오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바자회를 마련해 연탄 기금을 모으고 7년째 운영하던 저희 무료급식소를 비워주고 어렵게 마련한 인근 부지를 알려 어르신들이 그곳에서 편안하게 식사하고 활동도 하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연탄 나눔 참여 방법
    가장 쉬운 방법은 인터넷에 춘천연탄은행(www.cbb.or.kr)을 검색하면 된다. 거기에 후원하는 방법, 봉사하는 방법, 참여하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고, 유선전화 251-7141로 연락하면 자세하게 안내해 드리고 있다. 저희는 고액의 후원자도 큰 힘이지만 아이들이 1년 동안 저금통을 모아오는 것과 유치원에서 모아 줄 때 '정말 우리 사회가 아직도 행복의 샘물이 마르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이런 분들한테 동기를 줄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 소액이나 큰 금액에 상관이 없다. 연탄 한 장이라도 저희한테 기부해 주시면 정말 하늘이 우리에게 선물을 준 것처럼 감사하게 받고 혼자 봉사 오시는 분들도 대환영이다. 연탄 봉사와 나눔은 시간의 제약도 많지 않고 후원의 제약도 많지 않아서 따스한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대담=[한재영 국장]
    촬영·편집=[박지영·이정욱 기자 ji8067@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