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아끼려 ‘환전 직거래’⋯고환율 시대 신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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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아끼려 ‘환전 직거래’⋯고환율 시대 신 풍속도

    원‧달러 환율 1390원대 진입, 13년 만에 최고
    수수료 아끼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달러 환전
    미국 직접구매 쇼핑 감소, 일본‧중국 직구 활발
    중기는 원자재 비용 부담 커져 수출 마진 축소

    • 입력 2022.09.15 00:01
    • 수정 2022.09.16 00:07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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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바라보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그러자 환전 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개인 간 달러 거래가 늘고 미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접구매가 위축되는 등 시민 생활에도 변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오전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94원대까지 오르며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환율 급등은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속을 우려한 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고환율은 춘천 소비자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미국 달러를 판매 또는 매입한다는 게시글이 다수 확인된다. 소장용으로 보관하던 달러를 판매하거나, 여행을 가기 전 달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환율이 오르자 금고에서 잠자던 외화를 팔려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려는 수요로 개인 간 환전이 활발해진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일반영업점 기준 미국 달러 환전수수료율은 1.75% 수준이다. 환율 1390원인 상황에서 달러 현찰을 살 경우, 1390원에 1.75%를 곱한 24.3원의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기준 환율은 1390원이지만 실제 소비자는 1달러당 1414원에 환전하는 셈이라 부담이 더 커진다. 중고거래를 통해 환전하면 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개인 간 외환거래는 5000달러 이내 범위에서 신고 없이 가능하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에 들어서자 환전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개인 간 환전이 늘고 미국 쇼핑몰을 이용한 직접구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에 들어서자 환전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개인 간 환전이 늘고 미국 쇼핑몰을 이용한 직접구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직접구매(일명 ‘직구’) 시장의 지각변동도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에 미국 직구는 한풀 꺾이고 환율 부담이 적은 일본과 중국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옮겨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소비자의 미국 온라인 쇼핑 직접구매액은 5122억8500만원으로 1분기(5542억6000만원) 대비 419억7500만원(7.6%) 감소했다. 반면 일본 직구 규모는 같은 기간 928억5000만원에서 1037억5500만원으로 109억500만원(11.7%), 중국 직구는 3285억4300만원에서 3523억5200만원으로 238억900만원(7.2%) 각각 늘었다.

    고환율은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출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강원지역 중소기업들이 환율상승으로 인해 누리는 수출증대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만큼 생산 비용이 늘어나는데, 수출 대상국 경기 불황으로 수출이 그만큼 늘지 않아서다.

    강원중소벤처기업청이 강원도내 수출 중소기업 55곳을 대상으로 ‘환율 급등에 따른 강원지역 수출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환율로 수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6.8%에 그쳤다. 오히려 수출 대상국의 경기 악화(30.3%)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27.3%) 등 코로나19 여파와 물가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가 수출에 어려움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천 강원중소벤처기업청장은 “글로벌 긴축 경제 분위기에 따른 해외수요 감소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며 수출 마진이 축소되는 등 기업에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규 해외 바이어 발굴 등 해외시장 개척, 물류비‧수출 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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