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사용설명서] 손가락 두 개로 심장 건강 체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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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몸 사용설명서] 손가락 두 개로 심장 건강 체크하세요

    • 입력 2022.09.02 00:00
    • 수정 2022.09.02 16:28
    • 기자명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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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손가락 두 개로 심장의 건강을 점검한다?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심박수(bpm)를 알면 내 심장이 쓸 만한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대충 답이 나오거든요.

    그럼 심박수를 재볼까요. 우선 손가락 두 개를 모아 손목 요골 안쪽(시곗줄이 지나가는 곳), 또는 귀 아래쪽으로 2~3㎝ 되는 부위에 올려놓아 보세요. 심박수는 1분간 심장이 수축하는 횟수입니다. 심각한 심장질환만 없다면 심박수와 맥박수는 같기 때문에 요골동맥이나 경동맥에서 재도 무방합니다.

    좀 더 쉽게 재려면 15초나 30초 단위로 재서 4 또는 2를 곱하면 1분간 심박수가 나옵니다. 그렇게 해서 60~80회가 나왔다면 정상이지요. 물론 이때 심박수는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 앉아서 잰 수치여야 합니다. 이른바 안정기 심박수를 말합니다.

    심장이 뛰는 것은 온몸의 60조나 되는 세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지요. 따라서 심장의 펌핑 기능이 좋아야 세포가 요구하는 많은 양의 혈액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바이애슬론 종목 금메달을 딴 프랑스의 마르틴 포케이드는 경이롭게도 분당 안정기 심박수가 28회였다고 해요. 심박수가 정상인의 절반이라는 것은 심장이 한 번 뛸 때 두 배 용량의 혈액을 뿜어낸다는 뜻입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23개의 금메달을 미국에 안긴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도 심박수가 38회였다고 하죠. 국내에서도 황영조 선수 33회, 이봉주 선수 38회, 박지성 선수도 40회 정도로 지구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의 심박수는 크게 낮습니다. 이를 스포츠심장이라고 합니다.

    심박수는 심장 좌심실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어른 주먹만 한 심장은 2방 2실(좌우 심방과 심실)로 돼 있죠. 온몸을 돌아 우심방으로 돌아온 혈액은 폐로 가서 산소를 듬뿍 머금은 뒤 좌심실에 대기합니다. 이때 좌심실의 부피가 크고, 심실 벽의 근육이 잘 발달할수록 한 번에 많은 혈액을 펌핑할 수 있는 것이죠.

    심박수는 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거나 신체활동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심박수가 늘어나 분당 100회도 드물지 않아요. 이런 분이 갑자기 운동한다거나 산행을 하면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 안정 시와 비교해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산소요구량이 20배까지 늘어나거든요. 그만큼 혈액을 많이 요구하는데 박출량이 부족하면 심장 기능이 다운되는 한계상황을 맞을 수 있는 거죠.

    일반적으로 분당 심박수가 정상을 벗어나 100회 이상 또는 50회 미만이라면 의사를 만날 것을 권합니다. 100회가 넘으면 심장부정맥이나 심부전 징후일 수 있고, 스포츠심장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 50회 이하인 서맥인 경우 갑상선기능저하,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문제가 있거나 현기증을 자주 야기할 수 있어서입니다.

    특히 심박수가 이유 없이 증가한다면 뭔가 심장이나 혈관을 체크해봐야 해요. 어딘가에서 혈액이 필요한 만큼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심장 관련 저널에선 심박수가 분당 5회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 발병률이 1.14배씩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어요.

    심박수는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팀의 대규모 코호트연구에 따르면 안정 시 분당 박동수가 90회 이상인 사람은 60회 이하보다 당뇨병 위험도가 남성은 3.85, 여성은 3.35배, 대사증후군은 남녀 각각 3.55배와 2.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심박수가 많을수록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는 많습니다. 반면 심박수를 떨어뜨리면 수명이 늘어난다고 해요.

    그렇다면 일반인이 스포츠심장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건 쉽지 않지만 꾸준히 유산소운동을 하면 지금의 심박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운동은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산과 같은 유산소운동이어야 합니다. 심장의 용적을 늘리면서 심실 벽의 근육도 두껍게 만들 수 있거든요. 또 같은 유산소운동이라도 고강도와 저강도를 번갈아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컨대 30초 고강도, 2분 저강도로 하는 식이죠. 업다운이 있는 등산이 심장에 좋은 이유가 이런 겁니다.

    하지만 고강도 운동은 운동 초보자나 고령자, 또는 당뇨·고혈압 환자에겐 위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의 조언이나 운동 처방을 받는 게 좋습니다. 스마트워치에는 매일매일 심박수와 변화가 기록되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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