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1 넘은 아파트도 안 팔려⋯뜨겁던 청약 시장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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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대 1 넘은 아파트도 안 팔려⋯뜨겁던 청약 시장 ‘급랭‘

    '국평' 분양가 6억원 넘었던 온의동 삼부 더테라스
    1순위 청약 경쟁률 100대 1 넘는 등 뜨거웠지만
    분양 시장 침체에 미계약 발생, 선착순 계약으로
    선착순 계약 현장도 한산해 '사라진 열기'

    • 입력 2022.08.30 00:02
    • 수정 2022.09.07 08:0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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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순위 청약 당시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던 춘천 온의동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아파트가 일부 잔여세대의 주인을 찾기 위한 선착순 분양에 나선다. 사실상 미분양된 것으로, 얼마 전까지 뜨겁던 주택시장의 열기가 차갑게 식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오전 온의동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아파트(99세대) 모델하우스에는 이 아파트 잔여 10여 세대에 대한 선착순 계약이 시작됐다. 선착순 계약이란 순위 내 분양과 이른바 무순위 청약을 거치면서도 계약자가 없는 주택을 선착순 분양하는 것으로, 거주 지역 및 주택 소유와 상관없이 누구나 계약할 수 있다. 최근 2년간 지역 내 신규 분양 아파트가 대부분 1순위 청약을 통해 100% 계약 완료됐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 아파트는 불과 한달 전 진행한 1순위 청약 당시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 신규 분양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급격히 식었다.  앞서 1순위 청약 당시 전용면적 84㎡ A형은 12세대 분양에 해당 지역에서만 1506건의 접수가 몰리며 12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4㎡형에 6억원이 넘는 분양가가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국평’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것은 춘천에서는 해당 단지가 최초였다.

    그러나 최초 청약 당첨자들이 적극적으로 계약에 나서지 않으며 △84㎡ A형 9세대 △84㎡ B형 10세대 △122㎡ 3세대 △140㎡ 2세대 등 미계약 물량 24세대가 발생했다. 해당 물량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무순위 청약이 이뤄졌다. 무순위 모집에서도 140㎡의 경우 2세대 모집에 19건의 접수가 몰리며 최대 경쟁률 9.5대 1을 기록했으나 부적격 당첨 등으로 인한 잔여 물량이 다시 발생했다.

     

    춘천 온의동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건설현장 및 견본주택 전경. (사진=MS투데이 DB)
    춘천 온의동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건설현장 및 견본주택 전경. (사진=MS투데이 DB)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선착순 계약 현장은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청약 결과와 비교하면 한산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사람은 분양 마케팅 직원 등과 동행해 예약 방문한 일반인 2명을 제외하고는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지킨 부동산 업자 예닐곱 명이 전부였다. 오전 6시 30분부터 선착순 입장을 위해 기다렸다는 업자 A씨는 “시간이 흐르면 대형 아파트와는 달리 마니아층 수요가 탄탄할 물량이라고 생각해 대형 주택형 세대가 남아 있다면 계약할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부동산 호황기 청약을 진행한 학곡 모아엘가 비스타,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등 대규모 민간 임대 아파트에서도 선착순 계약 현장에 수 백명의 인파와 일명 ‘떴다방’이 몰렸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줄값’ 등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새치기를 권유하는 업자들도 없었다. 비까지 내려 현장을 찾는 실수요자들을 찾기 힘들었다.

    분양사는 선착순 계약 시작 후 조기에 잔여 세대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 업체 관계자는 “초기 청약 경쟁률이 높아 비규제지역인 춘천에서는 잔여 물량에 대한 임의 분양이 가능함에도 수백만원의 비용을 들여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무주택 등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부적격 당첨자가 다수 나왔다”며 “선착순 계약의 경우 현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전화 등을 통해 가능하므로 조만간 잔여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지가 완판이 된다고 해도 관심이 쏟아졌던 청약 초기에 비해 사그라든 열기가 현재 춘천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 상황을 잘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엄격하고 금리도 점차 오르니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자금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도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을 것을 염려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지역 집값을 이끌던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존 아파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매매가격 하락 현상이 번져 나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춘천의 한 공인중개사는 “삼부 르네상스 더테라스는 아파트 상품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최근 들어 급격히 꺾이기 시작한 시장 분위기 탓에 미계약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준 금리 상승으로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아파트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모두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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