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 힘만 빼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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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국민의 힘만 빼는 국민의힘’

    • 입력 2022.08.17 00:02
    • 수정 2022.11.08 17:27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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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다가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다가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지방선거까지 압승한 집권당에서 크고 작은 불협화음에 이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권력투쟁, 윤핵관 내홍, 리더십 부재, 비대위 전환,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수해 현장 망언, 이준석 대표의 전방위 공세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권 초기 집권당다운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차 책임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져야 한다. 검찰총장 임기를 마치지 않고 대선판에 뛰어든 윤 후보는 당내 우호 지분이 거의 없었다. 윤핵관들은 오랜 기간 윤 후보의 정치적 기반을 닦은 정치인들이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윤석열 진영에 가담했을 뿐이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박빙의 차이로 승리하자 보란 듯이 개선장군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연달아 중대 실책을 범했다. 검찰 수사 역량을 ‘박탈’하는 검수완박 법안에 덜컥 합의했고, 대통령실 9급 공무원 특채와 관련한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 발언은 공정과 정의를 기대하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실언이었다.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문자를 언론에 노출시켜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맞게 했다. 그는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집권당 리더로는 부적격 평가를 받았다. 그와 장제원 의원 간의 마찰은 먹고살기 힘든 국민이 보기에 추태나 다름없다. 장 의원은 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탓에 인사 실패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가타부타 말이 없다.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이 대표는 어떤가. 법원에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 당 내부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협상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이 대표의 발언 수위는 높았고 표현은 거칠었다. 신당을 창당하지 않고 당에 남아 장기전을 펼 것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이 전 대표가 당을 흔들면 비대위 체제가 순항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집권당마저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국민의 힘만 빼는 국민의힘’이라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 당내 사정을 보면 수긍할 만한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혹’으로 남을지, ‘국민의 힘’으로 재탄생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말 많고 탈 많은 윤핵관들은 2선으로 물러나 백의종군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억울할지 모르지만 이 전 대표도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무죄가 밝혀지면 재기를 노려야 한다. 권력투쟁 관련자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야 한다. 집권당답게 민생고 해결에 집중해야 등 돌린 민심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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