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민이 또⋯” 맥주 박스 쏟아지자 달려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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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민이 또⋯” 맥주 박스 쏟아지자 달려온 사람들

    12일 춘천 동면서 트럭에 실린 맥주 박스 도로에 쏟아져
    인근 가게 직원과 시민이 몰려들어 1시간 만에 정리

    • 입력 2022.08.12 16:13
    • 수정 2022.08.16 00:08
    • 기자명 한상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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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서 트럭에 실린 맥주 박스가 시내 도로에 쏟아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도 역시 현장을 목격한 춘천시민이 나서서 도로를 깨끗이 정리해 2차 사고나 도로 정체를 막았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춘천시 동면 만천로를 지나던 주류 운반 트럭에서 수십 개의 맥주 박스가 도로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도로 1개 차로가 맥주병 조각과 하얀 거품으로 뒤덮였다.

    12일 오전 춘천 동면에서 거리에 쏟아진 맥주 박스와 맥주병을 시민들이 치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일 오전 춘천 동면에서 거리에 쏟아진 맥주 박스와 맥주병을 시민들이 치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병 깨지는 소리에 인근 도자 공방과 이불 가게, 조경회사 등 직원들과 시민이 하나둘씩 몰려 들었다. 이들은 난장판이 된 도로를 보고는 망설임 없이 빗자루와 쓰레받기 등 청소도구를 가지고 나와 도로를 치우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뙤약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1시간 동안 빗자루질을 한 끝에 도로는 깨끗이 정리됐다.  2차 사고나 도로 정체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불 가게 사장 김모(53)씨는 연합뉴스에 "바로 옆에서 '우르르' 떨어지고 깨지는 소리에 나가봤더니 도로가 엉망진창이었다"며 "빗자루를 들고 나가 치우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모여있어 감동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난처해하는 운전기사를 보니 무슨 불이익이라도 당할까 안쓰러웠다"며 운전기사를 되레 걱정하기도 했다.

     

    12일 오전 춘천 동면에서 거리에 쏟아진 맥주 박스와 맥주병을 시민들이 치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일 오전 춘천 동면에서 거리에 쏟아진 맥주 박스와 맥주병을 시민들이 치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편의점 사장 최인옥(53)씨도 "매장을 비울 수 없어서 함께 돕지는 못했지만, 순식간에 사람들이 모여 도로를 치우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지나가던 배달 오토바이도 멈춰서 치우는 것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29일에도 춘천시 퇴계동 한 교차로에서 한 트럭이 좌회전하던 중 맥주 박스가 도로에 쏟아지자 시민이 30여 분만에 도로를 깨끗이 정리한 사연이 알려졌다. 이 사고 현장을 도운 춘천 시민의 이야기는 미국 ABC뉴스에 소개돼 유튜브에서 12일 현재 791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당시 사고의 맥주 제조회사인 오비맥주는 이날 현장에 있던 춘천시민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상혁 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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