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 둘러보던 공무원, 현금 다발 발견하고 주인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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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 피해 둘러보던 공무원, 현금 다발 발견하고 주인 찾아줘

    일용직 근로자가 잃어버린 한달 월급 150만원
    폭우 피해 돌아보던 공무원이 발견 주인 찾아줘
    정운호 소양동장 등 직원 3명 "당연한 일 했다"

    • 입력 2022.08.12 14:01
    • 수정 2022.08.24 14:56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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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한 춘천시민이 돈뭉치를 도심에서 잃어버렸으나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그 돈을 찾아 돌려줬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10일 한 춘천시민이 돈뭉치를 도심에서 잃어버렸으나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그 돈을 찾아 돌려줬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춘천 시민이 거리에서 분실한 한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현금 뭉치를 소양동 행정복지센터(옛 동사무소) 직원들이 습득해 주인에게 돌려줬다. 

    춘천시민 송세권(67)씨는 10일 오전 11시쯤 현금 5만원짜리 30장 다발을 분실했다. 송씨는 이날 업무용 차량이 고장 나 소양동 한 카센터에 차를 입고하고 수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말에 볼일을 보러 다니던 중이었다. 하지만 그는 약 30분 뒤 주머니에 넣어둔 돈이 없어진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

    잃어버린 150만원은 생계 수단인 차량 수리비이자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송씨의 한달 월급이었다. 송씨는 곧바로 춘천경찰서 소양로 지구대에 분신물을 신고했다. 하지만 그는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현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약 3시간 뒤 송씨 휴대전화로 지구대로부터 연락이 왔다. 분실한 돈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은 것. 지구대에 도착한 송씨는 자신이 잃어버린 현금이 전액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송씨의 현금을 찾아 돌려준 이들은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정운호 소양동장을 비롯해 정수희 복지민원팀장, 이주헌 주무관 등 공무원 3명이었다. 이들은 이날 폭우로 인한 피해 상황을 돌아보고 복귀하던 중 횡단보도 앞에서 송씨가 잃어버린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이를 인근 지구대에 전달했고, 지구대는 송씨의 분실 신고와 일치해 확인 후 돈을 돌려줬다. 정수희 복지민원팀장은 “당연히 주인에게 다시 돌아가야 할 돈이다. 곧바로 지구대에 연락했고 비슷한 분실 신고가 있다는 소식을 들어 돌려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세권(67)씨가 돈을 되찾아 준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에게 올린 게시물. (사진=춘천시 '춘천을 바란다' 갈무리)
    송세권(67)씨가 돈을 되찾아 준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에게 올린 게시물. (사진=춘천시 '춘천을 바란다' 갈무리)

    송씨는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홈페이지에 ‘소양동장님, 소양동직원님들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분실물 신고접수를 했지만 찾으리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각박한 세상이지만 한편으로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습득하고 신고해준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소양동장님을 비롯해 직원분들께 하나님의 축복과 은총이 함께하기를!”이라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진광찬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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