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도 ‘소주 1병 6000원’ 시대⋯ ‘서민의 술’ 옛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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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도 ‘소주 1병 6000원’ 시대⋯ ‘서민의 술’ 옛말 됐다

    퇴계동 한 맥주집, 소주 1병 6000원에 판매
    소주 가격 5000원인 식당은 춘천에 수두룩
    출고가 300원 오를때 소비자가 2500원 올라

    • 입력 2022.08.16 00:01
    • 수정 2022.08.17 15:24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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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서 소주 1병 당 6000원을 받는 술집이 등장했다. 서울에서는 이미 올초부터 소주 1병이 6000원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가격 인상 흐름이 춘천까지 넘어오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퇴계동에 있는 맥주집 ‘부다페스트’는 지난 12일 현재 소주 1병에 6000원을 받고 있다. 이 가게는 주로 수제 맥주를 판매하면서 다른 술들(6000~9000원)과 가격 균형을 맞추기 위해 소주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지가 춘천시내 식당과 술집 소주 가격을 조사해 보니 소주 1병당 5000원은 이미 일반적이었다. 아직은 소주 1병이 6000원인 가게가 많지 않고, 4000원에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주 1병에 5000원인 가게는 이미 일식집과 중식집, 호프집을 중심으로 수두룩했다. 요쿠참치(퇴계동), 마구로참치(후평동), 미나토(석사동), 마코토프리미엄(퇴계동) 등의 일식집은 모두 소주가 1병에 5000원이다. 중식집은 드래곤웍스(효자동), 진시황제(후평동), 대원장중화요리(소양로), 술집은 금화(거두리), 사이반주(퇴계동), 습관(석사동), 주안상(석사동), 서녘(교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소주를 6000원에 판매하는 가게가 춘천에 등장했다. (사진=부다페스트)
    소주를 6000원에 판매하는 가게가 춘천에 등장했다. (사진=부다페스트)

    ‘서민의 술’이라 불리던 소주 가격은 지난 15년 사이 2배 이상 올랐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춘천지역 대부분의 술집에서 소주 1병 가격은 2500원이었다. 2010년대 들어 한동안 3000원으로 유지되던 가격이 최근 4~5년 사이 4000원을 넘어 5000원, 6000원까지 브레이크 없이 오르는 중이다. 

    특히 소비자가 구매하는 소주 가격 인상은 출고 가격이 오르는 속도를 훌쩍 뛰어 넘는다. 참이슬의 출고가격은 2007년 약 840원에서 지난 2월 1166원으로 약 38% 올랐다. 도매 유통 마진을 포함해 식당에서 소주를 들여오는 가격은 1병당 1000원 꼴에서 1700원 정도로 상승했다. 출고가가 약 326원 오르는 동안 소비자 가격은 2500원(1병 5000원 기준)이 오른 셈이다. 

    식당들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탓에 수지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후평동에 있는 한 중식당은 “소주값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린지 이제 한 달이 됐다”며 “손님이 줄어들까봐 가격 인상을 계속 미루다가 최근에야 소주값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삼천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모(40)씨 역시 “주변 식당에서 소주 가격을 5000원으로 올리는 것을 보고 지난 6월에 소주값을 맞춰서 올렸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1병당 5000~6000원인 소주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다. 대학생 김모(24·효자동)씨는 “친구들이랑 식당에서 소주 4병만 마셔도 벌써 2만원에 음식값까지 더해지면 5만원은 기본으로 나간다”며 “이제 소주도 비싸서 마음대로 못 먹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1·퇴계동)씨도 “소주 출고가가 85원 올랐는데 식당에선 1000원씩 오르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10일 춘천의 한 마트 진열대에 소주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10일 춘천의 한 마트 진열대에 소주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소주 가격이 부담스러워지면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소주를 구매한 후 집에서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소주는 강원지역 대형 마트에서 1병에 1380원, 편의점(CU)에선 1950원에 판매된다. 가정용 소주 출고가가 10% 정도 저렴한 것을 감안해도 식당 소주(5000원 기준)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 소비자는 “소주 가격이 5000원을 넘은 뒤로는 식당에서 소주를 안 마신다”며 “소주가 먹고 싶을 때는 편의점이나 마트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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