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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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나라

    • 입력 2022.08.10 00:02
    • 수정 2022.11.08 17:27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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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추세를 보면 하락보다는 폭락이 적확한 표현일 정도로 가파르게 속락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달 말 30% 밑으로 추락한 데 이어 8월 첫째 주 24%였다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는 대선 득표율 48.56%의 절반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표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66%까지 치솟았다. 취임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것이다.

    긍정평가 폭락 현상이 집권 초기에 발생한 점에서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한 지 3년 8개월 만인 2016년 10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가 25%로 하락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증폭된 시기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한 지 4년 1개월 만인 2021년 4월 다섯째 주 여론조사에서 최저치인 29%를 기록했다. 집권 초기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레임덕이 시작된 문 전 대통령의 집권 말기보다 낮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언제 바닥을 찍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 원인은 복합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 ‘처음 해 보는 대통령’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다’를 포함한 잇따른 설화를 반복하면 안 된다. 능력 부족이나 오만함을 시인하는 발언으로 들린다. 잘못된 인사라는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전 정권 탓만 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선택한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모든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능력 없는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계기로 인적 쇄신에 나설 필요도 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발언으로 정치권이 벌집 쑤신 듯 혼란스럽던 때에 문자 유출의 당사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격려한 것도 실책이다. 윤 대통령 스스로 한 줌도 되지 않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대부로 전락하는 모습만 보여줄 우려가 크다. 윤 대통령은 집권당 당무에 일일이 관여하지 말고 초당적 입장에서 거대 야당과 협치하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만 5세 입학’ 같은 졸속 정책도 내놓으면 안 된다. 능력이 부족하면 전문가 의견을 구하고,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안은 공론화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여론조사에서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비상사태를 의미한다. 경기침체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이 대통령과 국가 장래를 걱정하고 있다.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나라가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 한다는 책무를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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