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청평사 고려정원 가치 재조명⋯"선원의 가장 이상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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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청평사 고려정원 가치 재조명⋯"선원의 가장 이상적 모습"

    춘천문화원 ‘천년, 고려 숨결! 청평사 포럼'
    고려정원, 철학적 차원 가치 인류사적 유적

    • 입력 2022.08.09 00:00
    • 수정 2022.08.09 14:52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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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청평사 문수원 선원(고려정원)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와 세계적인 성지를 위한 체계적인 복원 의견이 제시됐다.

    창건 1050주년 역사를 간직한 춘천 청평사 고려정원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포럼이 지난 5일 열렸다. 

    박정욱 프랑스 케이가든협회 자문위원장은 이날 춘천문화원 학이실에서 열린 ‘천년, 고려 숨결! 청평사 포럼’에서 청평사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본 몽창국사가 처음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선 정원 양식은 한국에서 수 세기에 앞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는 선원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며, 일본의 정원보다 훨씬 높은 철학적 가치를 보여준다는 의견이다.

     

    박정욱 프랑스 케이가든협회 자문위원장이 지난 5일 춘천문화원 학이실에서 열린 ‘천년, 고려 숨결! 청평사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박정욱 프랑스 케이가든협회 자문위원장이 지난 5일 춘천문화원 학이실에서 열린 ‘천년, 고려 숨결! 청평사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청평사 고려정원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일본의 선(禪) 정원 예술은 종교적, 철학적인 의미보다 정원의 장식과 회화적 측면에 관심을 두었기 때문에 자연의 순수한 본질에 대한 탐색보다는 세련된 장식이 있는 커다란 문을 가진 정각 등이 중요하게 취급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서의 이상적인 명상 장소는 숲속 자연 정원의 모습”이라며 “여러 돌과 돌로 구성된 추상적인 풍경, 폭포와 개울로 구성된 청평사의 고려정원이 한국 선종 정원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흐르는 물소리 등 음향 효과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고려정원의 양쪽 끝에 쌓인 돌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 소리는 감춰진 돌들의 존재를 드러낸다”며 돌을 따라 흐르는 물의 소리가 순수한 자연의 활력을 만들어낸다고 봤다. 반대로 일본 선원에서는 물소리가 없이 얼음처럼 차가운 분위기가 깔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철학적 기능을 하는 돌의 기교적 역할만을 과장한 일본 선원 보다 물의 중요성을 발전시켜온 한국 선원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지난 5일 춘천문화원 학이실에서 열린 ‘천년, 고려숨결! 청평사 포럼’ 3부 집담회 모습.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지난 5일 춘천문화원 학이실에서 열린 ‘천년, 고려숨결! 청평사 포럼’ 3부 집담회 모습.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박 위원장은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은 중국이나 일본 정원처럼 첫눈에 즉시 드러나지 않는다”며 “보행자가 ‘생명의 본질’적 공감을 확립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평사의 고려정원이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의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원이자 일본 선원보다 훨씬 높은 철학적 차원의 가치를 보여주는 인류사적 유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집담회에서 이석민 디지털문화유산진흥회 대표는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청평사의 정확한 보존과 청평사가 가진 문화적 가치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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