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도 떨어졌는데⋯, 배추 1포기 가격이 1만원이라니 겁나서 김치도 못 담그겠습니다.”
폭염과 장마로 인한 작황 악화로 배추 가격이 지난해 2배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8일 현재 전국 배추 도매가격(상품)은 10kg(약 2포기) 기준 평균 2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9018원)와 비교해 가격이 1만982원(121.8%) 뛰었다.
전국 배춧값 폭등은 재배면적 감소 및 날씨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배추 출하량은 전년대비 1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배추 재배면적이 5316ha로 전년(5551ha)대비 4.2% 줄어든 데다 올여름 긴 장마와 반복되는 폭염으로 배추 수확량 역시 줄었다. 올해 여름 배추 수확량은 작년(45만t)에 비해 10%가량 줄어든 41만t이다.
춘천지역 배춧값 역시 폭등했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의하면 지난 2일 춘천중앙시장의 고랭지 배추(상품) 1포기 가격은 평균 9660원으로 전년동월(4660원)대비 역시 2배 이상(107.3%)이다.
춘천 명동에 사는 주부 안모(47)씨는 “요즘 배추 뿐만 아니라 김치 양념 재료비가 너무 올랐다”며 ”물가가 안오른 것이 없는데 이제 하다하다 김치까지도 아껴 먹어야 할 상황이라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김진기(32) 춘천중앙시장 상인도 “배추 뿐 아니라 무나 양파 값도 많이 올라 손님이 평소에 비해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와 배춧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관측센터는 “고온 등 기상 여건 악화로 배추에 석회 결핍과 무름병이 발생해서 작황이 부진한 상태”라며 “배추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혁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h0293@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