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파트 주민들이 모은 폐식용유, ‘바이오 디젤’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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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아파트 주민들이 모은 폐식용유, ‘바이오 디젤’로 재탄생

    춘천 아파트 20여 곳에 폐식용유 수거함 설치
    하수구에 버려졌을 식용유 모아 바이오 연료로
    수질 오염 방지하고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적어

    • 입력 2022.08.07 00:01
    • 수정 2022.08.08 00:3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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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용 튀김기를 쓰고 난 후 폐식용유를 처리하기가 곤란했는데 깔끔한 수거통이 생겨 좋아요.”

    춘천 퇴계주공6단지 아파트(838세대)에는 올해 5월 폐식용유 수거통 6개가 들어섰다. 서울에 위치한 폐식용유 전문 수거업체 미래엔동명물류가 춘천지역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와의 협력해 설치한 25ℓ 용량의 수거통이다. 각 가정에서 하수구로 버렸다면 수질 오염과 배관 문제를 일으켰을 폐식용유를 모아 바이오 디젤의 원료로 활용한다. 

    오경아 퇴계주공6단지 관리소장은 “튀김 요리할 때 생기는 폐식용유의 양이 상당한테 처치 곤란이라 고민이라는 주민분들이 많았다”며 “수거통을 깨끗하게 유지하면 주민들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고, 폐식용유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말에 적극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춘천지역 아파트 단지 20여 곳에 폐식용유를 수거하는 노란색 통 215개가 들어섰다. 자원순환에 관심이 많은 춘천지역 주택관리사들이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도입이 빨라졌다.

     

    춘천 퇴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 폐식용유 수거통이 설치돼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퇴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 폐식용유 수거통이 설치돼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바이오 디젤’은 동물성인 소‧돼지기름과 식물성 폐식용유 등을 메탄올과 반응시켜 생산한 친환경 연료다. 가정에서 배출된 폐식용유를 대량으로 수거해 정제한 뒤 화학 처리 과정을 거치면 차량용 경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연료가 된다. 기존 경유 차량 엔진의 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화석연료와 비교해 수질 및 대기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에 따르면 2019년 17만7000t의 폐식용유와 동물성 기름이 재활용돼 바이오 디젤의 원료로 사용됐다. 각 가정에서 하수구에 버리던 폐식용유가 모여 차량의 연료로 다시 태어난다. 신재생 연료 의무혼합제도(RFS)에 근거해 정유사들은 국내 주유소에 바이오 디젤 3.5%가 섞인 경유를 공급한다. 오는 2030년에는 바이오 디젤의 혼합 비율을 5.0%까지 늘린다.

    국내 바이오 디젤 시장은 원료의 절반 이상을 수입산 팜유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수출을 중단하며 식용유 가격이 크게 올랐고, 팜유 생산을 위해 현지에서 원시림을 파괴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 상황에서 소량씩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모아 바이오 디젤의 원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주목받는다. 이삼기 미래엔동명물류 이사는 “유럽에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경유를 공급할 때 바이오디젤을 7~8%까지 섞도록 규정하는 등 친환경 연료 사용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오세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춘천지부장은 “아파트 관리소장들에게 폐기물 처리 문제는 가장 고민이 많은 일상의 업무”라며 “자원순환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고취하고 재활용하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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