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경제] 음식점도, 배달원도 ‘남는 것 없다‘⋯내 배달비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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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경제] 음식점도, 배달원도 ‘남는 것 없다‘⋯내 배달비는 어디로?

    1만8300원 중 음식점 실매출은 1만1000원대
    배달 건수 급감, 배달원 수입 최저시급과 비슷
    음식점, 배달원 모두 ‘남는 것 없다’

    • 입력 2022.08.08 00:01
    • 수정 2022.08.10 15:06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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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경제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 기사’ 입니다. MS투데이가 춘천 지역 독자들을 위한 재미있고 유용한 경제 뉴스를 전달해 드립니다.> 

    배달음식을 시키면 붙는 배달비. 소비자는 이를 아까워하지만 정작 음식점과 배달원은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말한다. 배달비는 작년에 비해 올랐는데 왜 이들은 이윤이 별로 안 남는다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본지는 5일 춘천의 한 면요리 전문점 도움을 받아 매출전표를 분석했다. 이곳에서 소비자는 1인 세트(1만5300원)를 주문했고, 배달팁 3000원을 포함해 총 1만8300원을 지불했다.   

    음식점 사장 A씨는 매출 1만8300원을 올렸다. 이 중에서 배달비로 3600원(2.5km 이내 기본요금)이 지출된다. 소비자가 낸 3000원에 음식점에서 내는 600원이 추가된 금액이다.  배달대행업체에게 지불하는 관리비 700원과 부가세 430원을 포함해 배달로 지출되는 금액은 총 4730원이다. 여기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중개이용료 1040원, 카드사 결제정산수수료 549원, 부가세 159원을 합해 이번 배달로 발생한 음식점 매출금액은 1만1822원으로 줄어든다. 매장에서 직접 팔 경우(1만5300원)보다 3478원(29.4%) 적다. 

    한편 배달원은 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소비자 집까지 2.2km를 배달했다. 배달비로 받은 돈은 3600원. 2.5km(기본거리) 이내는 배달비가 3600원으로 정해져 있고, 여기서 거리가 100m 늘어날 때마다 배달원은 100원씩을 더 받는다. 이 경우 기본거리에 해당하므로 3600원을 받았다. 하지만 배달대행 수수료, 고용·산재보험료, 기름값으로 450원이 빠지므로 실수익은 3150원인 셈이다. 

    배달앱 운영자인 배민은 배달팁을 제외한 음식점 매출에서 중개이용료로 6.8%를 가져간다. 위 사례에서 배민 측이 가져간 중개이용료는 1만5300원의 6.8%인 1040원에 해당한다. 

     

    춘천의 한 음식점 매출전표와 이로 인한 배달원 수익. (그래픽=박지영 기자)

    배달원의 수익을 시급으로 환산해보면, 1시간 동안 위와 같은 배달 3건을 한다고 했을 때 시급 9450원(3150원×3곳 배달)이다. 2022년 최저시급(9160원)보다 290원(3.1%)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춘천은 현재 배민1(단건 배달)이 적용되지 않아 배달원들이 배달업체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배민1(기본형)의 경우 건당 배달료가 6000원이기 때문에 배달원들은 배달대행업체보다 배민1을 선호한다. 춘천에 배민1이 도입된다면 배달원들의 수입은 지금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소비자가 배달비로 3000원을 지급했을 경우, 매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4730원을 지불해야 하고, 배달원이 가져가는 수익은 3150원이었다. 소비자와 음식점, 배달원 모두 불만이 높은 것은 배달료 외에 배달앱 중개이용료(1040원), 수수료·보험료·기름값(450원) 등이 지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배달비 인상에 따른 배달 건수 급감으로 춘천의 배달대행업체에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MS투데이 DB)
    배달비 인상에 따른 배달 건수 급감으로 춘천의 배달대행업체에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안모씨는 “배달을 할수록 손해가 나지만 다른 가게들이 하니 안 할 수도 없다”며 “식재료 값이 많이 올라 안 그래도 힘든데 배달비까지 내야 하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배달원 김모(43)씨도 “요즘 배달 건수가 없어 생산직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며 “수입이 최저시급과 비슷한데 누가 몸 망가지면서 배달 일을 하겠냐”고 호소했다. 

    최근 배달비 부담을 느낀 춘천지역 소비자들이 배달음식을 기피함에 따라 배달원의 수익은 점점 감소할 전망이다. 춘천의 한 배달대행업체 대표는 “음식점 주문 건수가 많이 줄어들어 배달원들이 1시간에 3곳 정도 배달하고 있다”며 “주문 건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음식점도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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