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하는 척 물건만 가져가”⋯춘천 무인매장 범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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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제하는 척 물건만 가져가”⋯춘천 무인매장 범죄 ‘기승’

    종업원 없는 24시 무인 매장 범죄 표적⋯1년 새 85.7% 급증
    다양한 영역서 무인화 확대, 절도·기행 늘어 자영업자 ‘고민’
    CCTV가 유일한 보안책⋯”보안 시스템 큰 금액에 설치 못 해”

    • 입력 2022.08.08 00:02
    • 수정 2022.08.10 06:39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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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후평동 한 24시 무인 편의점 입구 모습. 최근 무인매장이 늘어나면서 관련 범죄와 기행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5일 후평동 한 24시 무인 편의점 입구 모습. 최근 무인매장이 늘어나면서 관련 범죄와 기행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춘천지역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카페·식료품점·밀키트점 등이 늘어나면서 무인매장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무인매장은 이름 그대로 가게에 종업원이 없고, 보통 24시간 열려 있어 각종 범죄와 기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보안업체 에스원과 범죄예방연구소가 85만개 매장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무인매장 절도범죄는 2020년 대비 8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에서는 지난 2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 음료수를 훔치는 등 5월까지 67회에 걸쳐 물건을 절도한 한 30대가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춘천 한 무인카페에서 타인이 두고 간 카드를 훔쳐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는 등 재산상 이득을 취한 20대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선고를 받기도 했다. 

    춘천지역 무인매장은 비대면 문화 확산과 인건비 상승으로 급증했다. 이제는 식료품, 커피숍, 아이스크림, 밀키트 등은 물론이고 사진관, PC방, 스터디카페 등 서비스 제공 매장까지 무인화하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021년(1~9월) 자동판매기 등 무인결제 신규 가맹점은 440% 늘어났다.

     

    24시 무인 편의점 입구에 부착돼 있는 안내문. 최근 절도 범죄가 발생해 형사처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24시 무인 편의점 입구에 부착돼 있는 안내문. 최근 절도 범죄가 발생해 형사처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춘천시 문의 결과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업계는 현재 전국 무인매장 수를 약 10만개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무인매장이 늘어난 만큼 여러 범죄의 표적이 돼 영업주들의 고민이 깊다.

    무인매장에 피해를 주는 손님들 중에는 범죄로 분류하기 어려운 경우도 다수다.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소액 사건은 처벌이 애매해 업주들이 피해를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춘천 퇴계동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이모씨는 “냉동고를 열거나 아이스크림을 꺼내놓고 그냥 두고 가는 손님들 때문에 골치”라며 “일부 손님은 날씨가 덥다 보니 물품은 구매하지 않고 매장 안으로 들어와 더위를 식히다 가기도 한다”고 했다.  

    CCTV와 별개로 신분증 태그 등 신원 확인 시스템을 설치하는 점주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이씨는 “보안을 위해 여러 시스템을 고민해봤다. 하지만 소자본 창업으로 시작한 무인매장이라 많은 이윤이 남지 않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 것 같아 도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인매장은 매장 내부 상황을 감시할 종업원이 없는 특성상 범죄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특히 미성년자들이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를 기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진광찬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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