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사용설명서] ‘간유리음영’, 폐암 전 단계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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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 사용설명서] ‘간유리음영’, 폐암 전 단계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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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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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폐에 ‘간유리음영’이 있다고 해요. 이게 뭔가요.” 요즘 지인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제게 종종 물어오는 질문입니다.

인터넷 지식백과를 보면 ‘간유리음영은 선암의 전 단계로 폐포의 간질에만 자라는 것’이라는 설명도 보입니다. 이 내용만 보면 해당 진단을 받은 사람은 갑자기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폐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겠죠.

아닌 게 아니라 요즘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크게 늘고 있는 것이 간유리음영 결절입니다. 왜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 갑자기 증가할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영상진단기술의 발달입니다. 정밀한 폐 CT(흉부 CT)나 X레이 검사장비가 나오면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죠.

또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렴을 앓은 사람에게 간유리음영 결절이 잘 생겨서입니다. 그동안의 추적연구들을 보면 코로나19에 걸렸던 폐렴 환자의 75~86%에서 발생했다고 하니 꽤 높은 비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유리음영(ground glass opacity:GGO)은 질병을 나타내는 명칭은 아닙니다. 간유리, 즉 반투명의 젖빛유리처럼 보인다는 방사선의학 용어이지요. 여기에 결절(nodule:몸에 생긴 덩어리)이라는 단어가 붙었으니, 간유리음영 결절이란 ‘폐사진에 나타난 뿌옇게 보이는 혹’이라는 뜻입니다. 간유리음영으로 보이는 것은 덩어리 내의 밀도가 높다는 것이죠. 뭔가 내부에 이물질이 생겨 반투명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암의 전 단계라고 단정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음영이 보인다고 지레 겁을 먹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간유리음영은 왜 생길까요. 대표적인 사례가 감염입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곰팡이에 의한 폐렴이 대표적입니다. 코로나19, 홍역, 인플루엔자 등도 이 범주에 들어가겠지요.

흡연(전자담배 포함)으로 인한 농축된 니코틴의 축적, 용매와 같은 화학물질 역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폐포 사이의 조직에 염증과 폐 섬유화를 유발하는 간질성 폐 질환도 마찬가지고요. 이밖에도 폐부종, 폐포출혈, 폐암 등이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폐에 손상을 입히는 대부분의 위해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지요.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바로 암과의 관련성입니다. 실제 간유리음영 결절 중 상당수가 암으로 진행합니다. 문제는 아직 그 관련성에 대해 의학계의 명확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정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연구자마다, 의사마다 차이가 있어 ‘폐암의 전 단계’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또 다른 분은 50% 이상이 암으로 발전한다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다만 이 점은 확실합니다. 우선 10㎜ 이하라면 지켜보자는 겁니다. 실제로 감염에 의한 결절은 염증이 치유되고 나면 사라집니다. 또 몇 년씩 성장이 멈춰 있는 사례도 많아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의사들은 10㎜ 이하의 음영이 있는 분에게는 6개월에서 1년 차를 두고 흉부X선이나 저선량 CT를 찍어 보며 관찰하자는 얘기를 합니다. 그러다 결절이 커지면 이때부터는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간유리음영 결절이 두 배로 커지는 기간은 평균 769일(2.1년)입니다.

먼저 음영의 모양을 봐야 합니다. 결절을 폐사진으로 보면 희미하게 둥근 모습을 하고 있는데, 내부에 좀 더 짙은 흰색이 보이면 단단한 조직이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10㎜를 넘어 20㎜ 가깝다면 암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크기가 클수록 암일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는 흡연력이 오래된 분(간접흡연 포함)이나 석면 등 유해물질을 불가피하게 흡입해야 하는 직업군입니다. 이 경우엔 간유리음영의 크기와 상관없이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만일 조기암이나 암일 가능성이 예견됐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해 해당 부위를 깔때기처럼 도려내는 쐐기절제술을 받거나 구역절제술로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어서입니다. 폐암 1기 정도라면 전이 가능성도 없습니다. 만사가 유비무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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