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한 신차 출고 지연과 국제 유가 고공행진의 여파로 신차급·친환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휘발유 중형차의 경우 신차 출고가 대비 중고 시세가 크게 하락하는 등 춘천지역 중고 자동차 시장에서 차종별 가격 양극화가 심화됐다.
본지는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3일 오전 11시 기준)를 통해 수요층이 탄탄한 프레스티지‧프리미엄 등 상위 등급(트림)의 차종별 중고차 가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출시 1년 이내와 주행거리 1만km 이하의 기준을 충족하는 신차급 중고차는 신차 출고가 대비 90% 이상의 가격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차급 제네시스 G80 3.5 4WD는 7499만원으로 신차(7517만원)와 18만원(0.03%)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기차 모델로 인기가 많은 아이오닉5(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신차급은 4890만원에 판매돼 신차 출고가(4990만원) 대비 100만원(2.0%) 차이가 났다.
비싼 기름값으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적은 친환경차 선호도가 높아지며, 하이브리드‧전기차종 중고차 시세도 신차 출고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2.0 프리미엄(2021년)은 2799만원에 판매돼 신차급이 아님에도 출고가(3087만원) 대비 288만원(9.3%) 떨어지는데 그쳤다. 전기차인 더 뉴 아이오닉Q(2020년) 역시 판매가 2849만원으로 신차(2902만원) 대비 53만원(1.8%) 하락했다.
초보 운전자의 시내 주행용으로 인기가 좋은 경차와 ‘패밀리 카’ 수요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역시 신차 출고가 대비 중고가 시세 차이가 크지 않았다.
더 뉴 레이(1.0 프레스티지) 2021년식은 신차(1450만원) 대비 100만원(6.9%) 하락했다. 2021년식 더 뉴 싼타페(디젤 2.2 2WD 프레스티지)의 경우 신차(3561만원)와 중고차 판매가(3450만원) 차이가 111만원(3.0%)에 머물렀다.
그러나 유가 부담이 큰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중형차는 중고차 시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형성됐다.
2018년식 더 뉴 K5(2.0 가솔린 프레스티지)는 1550만원으로 신차(2368만원) 대비 818만원(34.5%) 하락했다. 같은 연식의 하이브리드 차인 그랜저(IG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중고 시세가 신차(1587만원)에 비해 337만원(21.2%) 낮게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휘발유 중형 차종에서 신차 대비 중고가 낙폭이 컸다. 2018년 출시된 쏘나타(뉴 라이즈 2.0 모던)는 신차(2983만원) 대비 중고 판매가(1999만원)가 984만원(33.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중고차의 가격 하락 현상은 춘천지역에서도 뚜렷하다.
2018년 출시된 아반떼(AD 1.6 GDi 밸류)는 1230만원에 판매돼 신차(1743만원) 대비 중고 시세가 513만원(29.0%) 하락했다. 2015년식 쏘나타(2.0 스마트) 중고 판매가는 1500만원으로 신차(2882만원) 대비 1382만원(48.0%)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홍승범(45) 춘천승리중고차 대표는 “기름값 부담으로 인해 춘천지역 소비자들이 연비 효율성이 높은 하이브리드와 경차를 많이 찾는다”며 “휘발유 중고차 시세는 지금보다 떨어지고, 하이브리드차 인기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소담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