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학생·학부모 모두 불만인 교육부 ‘비대면 수업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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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학생·학부모 모두 불만인 교육부 ‘비대면 수업 권고’

    학교는 정상 등교인데 학원은 비대면 권고, 차별에 불만
    수능 100일여 앞둔 고3·맞벌이 부부 등 잇따라 긴장
    “2년 동안 비대면, 학원·학부모·원생 모두 불만족해”

    • 입력 2022.08.02 00:01
    • 수정 2022.08.03 00:17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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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퇴계동 학원가 모습. 교육부의 '학원 비대면 수업 권고' 발표에 학원업계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춘천 퇴계동 학원가 모습. 교육부의 '학원 비대면 수업 권고' 발표에 학원업계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원들에 비대면 수업을 권고하자 춘천 지역 학원가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합동브리핑에서 ‘일상 방역 생활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각 학원에 강의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라고 적극 권고했다.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학원으로 대거 몰리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춘천을 포함한 학원 단체는 정부 권고가 나오자마자 ‘조치 철회’를 즉시 촉구했다. 특히 정부의 권고 조치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학교에 대해서는 2학기 ‘정상 등교’ 실시 방침을 발표한 것과 비교해 불만이 높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사전 논의 없는 기습 발표에 해당 부처와 정부에 강한 유감을 전달했다”며 “이번 권고 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경우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빙자한 학원 규제로 인지해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춘천 학원가에도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비상등이 켜졌다. 춘천 학원가에서는 학교는 대면, 학원은 비대면으로 수업하라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춘천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한모(52)씨는 “지난 2년 동안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의 학업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며 “대면 수업으로 격차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다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면 격차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조치는 아무리 권고사항이라고 하지만 권고했다는 것 자체로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은 대면 강의를 진행하면서 의심 증상이 있는 원생들은 하원 시키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춘천 퇴계동 학원가에 걸린 여름방학 원생 모집 현수막. 교육부는 방학 기간 학원에 비대면 수업을 적극 권고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춘천 퇴계동 학원가에 걸린 여름방학 원생 모집 현수막. 교육부는 방학 기간 학원에 비대면 수업을 적극 권고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팬데믹 상황에서 이미 장기간 온라인 수업을 경험해본 학생들도 역시 비대면 강의를 반기지 않는다. 특히 수능시험이 100일여 앞으로 다가온 고3 수험생들이 그렇다. 춘천 고3 학생 김모(19)군은 “온라인 강의는 통신문제 발생이 빈번하고 오프라인보다 집중하기 어렵다”며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원들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면 예상했던 공부 계획이 틀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모들도 학원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면 자녀들을 돌볼 방안이 없어져 불안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춘천시민 안모(43)씨는 “방학 기간에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학원을 보내곤 했는데 만약 비대면으로 전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학원은 교육의 기능이 크지만 돌봄의 장소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문영 강원도학원연합회 지회장은 “2년 동안 원격수업을 해보면서 학원이나 학부모, 원생 모두 만족하지 못했다”며 “특히 예체능 과목은 어떻게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원격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학원은 10%에 불과하다. 온라인 수업을 권고한 것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서충식 기자·진광찬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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