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하락하나”⋯춘천 아파트 갭 투자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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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금 하락하나”⋯춘천 아파트 갭 투자자 ‘비상’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 39개월 만에 꺾여
    계약갱신청구권, 전세 대출 금리 부담 영향
    춘천에서도 1년 새 전세 물건 32% 늘어나
    공급이 수요 웃돌아, 전세 가격 하락 가능성

    • 입력 2022.07.28 00:02
    • 수정 2022.07.31 00:11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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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퇴계동의 A 아파트 전용 84㎡는 27일 현재 최저 3억5000만원에 전세 매물로 나와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세 시세는 올해 2월 3억8500만원까지 올랐으나 이달 둘째 주부터 3억5500만원(하위평균가 기준)으로 하락했다. 현지 부동산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전세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고 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시행(2020년 7월 말) 후 2년이 지나 전세매물이 늘면서 서울을 시작으로 아파트 전세금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춘천지역에서도 아파트 전세 물량이 쌓이자 전세를 끼고 무리하게 아파트를 매입했던 갭(gap)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6억7788만원으로 전달 대비 4만원(0.006%) 하락했다. 하락 폭은 크지 않지만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파트 전세 시세가 꺾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춘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붙어 있는 춘천지역 아파트 매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MS투데이 DB)
    춘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붙어 있는 춘천지역 아파트 매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MS투데이 DB)

    부동산 업계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되는 이달부터 아파트 전세금 하락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시장에서 사라졌던 매물이 대거 풀리기 때문이다. 즉,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전세 시세가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오르며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 수요는 감소 추세다.

    춘천지역은 임대차 3법 시행 직후인 2020년 9월부터 23개월 연속 아파트 전세금이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달 춘천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4.6으로 전월(104.1) 대비 0.5p 상승했다. 그러나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시차를 두고 춘천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 물건이 지속해 쌓이면서 향후 전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춘천에는 최근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이어진 탓에 신축 아파트 전세는 특히 소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온의동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1175세대)의 경우도 입주가 아직 끝나지 않아 시장에 관련 매물이 남아 있다. 본격적인 입주를 앞둔 약사동 춘천 롯데캐슬 위너클래스(873세대) 역시 전세 물건이 쌓여있다.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확인한 결과, 211세대로 구성된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의 경우 매매는 7건, 월세는 8건뿐이지만, 전세 물건은 42건이 시장에 나와 있다. 전체 세대의 19.9%가 전세로 올라와 있는 셈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춘천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은 691건으로 1년 전(522건) 대비 169건(32.4%) 늘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 전세금 하락이 결국 주변의 오래된 아파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춘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외지인 갭 투자자들이 주로 매매가격과 전세금 격차가 작은 낡은 아파트를 사고 전세 호가를 올려 매물을 내놓는다”며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아파트를 저가에 팔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적은 자본으로 전세를 끼고 무리한 매수에 나섰던 갭투자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7786건 중 외지인 투자자가 매입한 경우는 2976건에 달한다. 외지 자본의 매입이 전체 거래의 38.2%를 차지할 정도로 이들은 공격적으로 춘천지역 아파트를 매수해왔다.

    강문식 태산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춘천시지회 부지회장)는 “전세를 끼고 갭 투자한 아파트를 파는 게 쉽지 않고, 이사가 적은 휴가철까지 겹치며 지난 6월 중순 이후부터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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