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품은 연꽃의 아름다움으로 지친 마음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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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 품은 연꽃의 아름다움으로 지친 마음 달랜다

    4년간 매일같이 찍은 연꽃 28점
    최익화 개인전⋯‘초연의 치유’
    오는 24일까지 춘천 갤러리툰

    • 입력 2022.07.18 00:01
    • 수정 2022.07.19 07:54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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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익화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최익화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름 하나 남기기가 쉬운 일인가. 그런데 연은 진흙 펄 속에 살면서도 많은 것을 남기고 간다. 거기서 살아가는 걸 보면 참 희한하다.”

    지저분한 흙탕물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지만 물 위로는 깨끗하고 우아한 꽃을 피워내는 연꽃. 축축한 펄 속에 피었어도 꼿꼿이 수질을 정화하고 주변 생태계를 발전시켜 수많은 생명을 품는다. 또 연은 사람에게 자신의 모두를 아낌없이 내준다.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익화 작가는 오는 24일까지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갤러리툰에서 ‘초연(超然)의 치유' 사진전을 개최한다. 

    최 작가의 개인전은 코로나19시대에 살면서 지친 우리에게 연의 탄생, 성장, 죽음을 표현한 작품으로 ‘치유’를 주기 위해 기획했다.

    최 작가는 "어려운 조건에도 피어나 고난을 이겨내고 주위를 돕는 연꽃의 모습이 인간의 삶과 닮아있다"며 소재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익화 작가의 출품작. 반으로 꺾인 연꽃 대가 물에 박혀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최익화 작가의 출품작. 반으로 꺾인 연꽃 대가 물에 박혀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2018년부터 올해 봄까지 화천 하남면 서오지리 연꽃단지 등에서 찍은 수천 장의 사진 중 28점을 선별해 선보였다.

    전시장을 방문하면 사진에 투영된 다양한 연꽃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을 방문해 처음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연꽃의 대가 반쯤 꺾여 물속에 빠져있다. 물을 배경으로 한 이 사진의 반은 응달이 진 것이고 반은 밝은 햇빛이 비쳐서 대비 감을 준다. 연꽃의 죽음을 흑백대비로 강조해 강렬한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최 작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물속 깊이 들어가기도 했다.

     

    최익화 작가의 출품작. 말라 비틀어진 연꽃이 쌓인 눈 위에 누워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최익화 작가의 출품작. 말라 비틀어진 연꽃이 쌓인 눈 위에 누워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또 작가는 화려하게 핀 꽃의 모습보다는 차갑게 얼어 죽어가는 모습과 바짝 말라 시들어버린 모습에도 초점을 맞춰 바라봤다. 연꽃이 죽어 썩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눈 속에 박혀 얼어있는 대는 그림 같기도, 낙서 같기도 하다.

    최 작가는 “사람만 늙는 게 아니며 연도 태어나서 늙고 죽어가는 과정이 있다"며 "꽃이 피고 죽어가는 과정은 우리의 인생과 같다”고 말했다.

    강원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최 작가는 2010년 은퇴한 뒤 아내가 선물해준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2016년부터 춘천지역에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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