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5%p 인상 '빅 스텝'⋯'영끌족'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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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기준금리 0.5%p 인상 '빅 스텝'⋯'영끌족' 어쩌나

    금통위, 기준금리 1.75%→2.25%로 0.50%p 인상
    시중 대출 최고금리는 7% 넘어설 수도
    지역 부동산업계 "이자 부담에 주택 가격도 영향 받을 것"

    • 입력 2022.07.13 11:25
    • 수정 2022.07.15 01:48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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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춘천 지역의 사업자와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영끌족' 등 대출 생활자들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p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2020년 3월 16일 이른바 '빅컷'(1.25→0.75%)을 시작으로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거쳐 최저 0.5%의 초저금리를 유지해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그래픽=연합뉴스)

    그러다 지난해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인상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약 10개월 사이 0.25%p씩 다섯 차례, 0.50%p 한 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0.25%p)의 두 배인 0.50%p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차례 연속(4·5·7월) 기준금리 인상도 전례가 없다.

    금통위가 이처럼 이례적 통화정책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번 빅 스텝에는 임박한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14∼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며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0.00∼0.25%p로 좁혀졌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50∼0.75%포인트까지 커졌다. 하지만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0.00∼0.25%p 높아지는 역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당장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 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기준 4대 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연 4.186~5.47% 수준이지만 일부 상품은 이미 최고 금리가 7%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춘천 지역에서도 저금리 시기 변동 금리 대출로 아파트를 매입한 이른바 '영끌족'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달 중도금 2차 대출을 앞둔 '춘천 학곡지구 모아엘가 그랑데'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집단 대출에 코픽스 변동금리에 2.50%를 더한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1월 첫 번째 중도금 대출 당시 금리는 4.19%였다. 그러나 이번 2차 중도금 대출에 적용될 이자는 오는 15일 공시될 코픽스 금리가 추가 인상에 따라 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금리 인상은 주택 매입을 위한 비용을 증대시켜 주택 매매 수요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에 따라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담보 대출자들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한다. 춘천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 유동 자금으로 움직이던 때와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달라졌다”며 “이번 금리 인상을 계기로 주택 수요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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