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퇴계동 A아파트 엘리베이터 사고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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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재구성] 퇴계동 A아파트 엘리베이터 사고의 전말

    11일 퇴계동 아파트서 엘리베이터 사고 발생
    사고 20분 전 일부 부품에서 결함 발견
    입주민 "엘리베이터 결함 공지 없어 추락 사고"
    관리사무소 "멈춤 사고 발생 후 처리⋯입주민 양해 부탁"

    • 입력 2022.07.13 00:01
    • 수정 2022.07.14 07:48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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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A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세워져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12일 오전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A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세워져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각종 지역 커뮤니티 사이에 공유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MS투데이가 그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건을 재구성했다.

    지난 11일 오후 8시 45분 춘천 퇴계동 A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소방서에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A아파트 입주민 4명이 8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1층에 도착하는 순간 ‘덜컹’ 소리와 함께 지하 2층까지 추락했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사고 발생 40여분 전인 오후 8시쯤 엘리베이터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있었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점검기사를 불렀다. 점검 결과 엘리베이터의 부품에 문제가 있어 수리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은 8시 20분쯤 마쳤고, 그 후 20분이 지나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고를 당한 주민들은 "수리가 필요한 엘리베이터를 입주민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공지해야 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12일 오전 ‘승강기 보수가 부품 수급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운행중지 안내문이 A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붙어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12일 오전 ‘승강기 보수가 부품 수급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운행중지 안내문이 A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붙어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이날 발생한 사고가 ‘추락’인지, ‘멈춤’인지를 놓고 입주민과 관리사무소의 주장은 엇갈린다. 사고를 당한 입주민 B씨는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1~2층 높이 아래로 추락했다”며 “이후 수리 기사가 현장에 도착해 문을 열었지만, 내부에서 대기하라고 안내한 뒤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갇힌 채 40분을 대기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입주민들은 허리와 목 등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입장은 달랐다. 관리사무소는 "입주민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했으나, 본지 취재에 ‘추락은 아니고 엘리베이터의 일부 부품이 느슨해지면서 일어난 (멈춤) 사고’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대처에 대해서도 “수리기사가 도착해 곧바로 조치를 취했고, 엘리베이터 문을 열었으나 지하 1층과 지하 2층 사이에 멈춰있어 탑승객들이 빠져나올 수 없었다”며 “탑승객들이 안전하게 빠져나오려면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를 움직여 층을 맞춰야 했다”고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이어 “엘리베이터를 수동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계실이 아파트 꼭대기 층에 있어 수리기사가 걸어서 올라가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지 조치를 안 한 것은 아니다”며 “승객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40분이 아니라 20분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고 전 엘리베이터를 점검했던 기사도 이 사고를 '추락'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엘리베이터가 정해진 속도를 넘어 과속으로 이동하면 브레이크를 걸어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장치인 조속기의 로프와 이를 걸어 움직이게 하는 시브(도르래)가 느슨하게 결합돼 있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엘리베이터 부품이 느슨해져 1개 층 정도를 밀려 내려온 것을 추락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공단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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