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디움 된 느랏재] 하. 끊이지 않는 사고⋯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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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디움 된 느랏재] 하. 끊이지 않는 사고⋯해결책 없나?
  • 배상철 기자
  • 댓글 0
  • 승인 2022.06.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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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중앙선 침범으로 사망사고
느랏재 직접 달려보니, 곡예운전 여전
중앙선 침범 빈번, 아찔한 순간 반복
“주민설명회 열고 대응책 마련할 예정”

느랏재 고갯길을 질주하는 오토바이가 늘면서 사고도 빈번해졌다. 

지난 2020년 6월에는 느랏재에서 교통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오토바이가 치고 달아나는 일이 발생했다. 과속운전을 의심한 경찰이 정지신호를 보냈는데, 20대 운전자가 이를 무시하고 도망치려다 단속 경찰관을 치고 달아난 사건이다.

경찰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도주로를 차단하고, 20여 분 만에 그를 붙잡았다. 이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입건했다. 오토바이에 치인 경찰은 오른쪽 손목에 전치 5주의 골절상을 입었다.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지난 2020년 느랏재 고갯길에서 교통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치고 도망가는 모습. (사진=MS투데이 유튜브 갈무리)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지난 2020년 느랏재 고갯길에서 교통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치고 도망가는 모습. (사진=MS투데이 유튜브 갈무리)

지난해 5월에는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속도를 내며 오르막길을 달리던 오토바이 한 대가 좌우로 연이어 굽어지는 코너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순간 마주 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중앙선을 넘은 오토바이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상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사진에는 충돌한 오토바이 두 대의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있었다. 

마을주민 A씨는 “커브가 급한 구간에서 속도를 내다 보면 중앙선을 넘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크고 작은 오토바이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느랏재 고갯길 가봤더니, 오토바이 곡예 운전 여전

현재 상황은 어떤지 지난 주말 기자가 직접 차를 몰고 느랏재 고갯길을 달려봤다.

감정리 마을에 들어서자 갓길 곳곳에 오토바이 수십 대가 연달아 주차돼 있었다. 일부 오토바이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를 막아선 채 서 있기도 했다. 마을 안쪽에 집이 있다면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춘천 감정리 마을 도로 갓길에 주차된 오토바이들. (사진=독자 제공)
춘천 감정리 마을 도로 갓길에 주차된 오토바이들. (사진=독자 제공)

마을을 가로지르는 1㎞ 구간을 지나면 경사가 높아지면서 구불거리는 느랏재 고갯길이 시작된다.

느랏재 고갯길 오르막은 2차선, 내리막은 1차선이다. 중앙선에는 차선규제봉이 늘어서 있었다. 마을주민 B씨는 “지난해 중앙선 침범 사망사고가 난 후 차선규제봉이 설치됐다”며 “자동차의 중앙선 침범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오토바이에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조금 더 달리자 갓길에 ’이륜차 집중 단속 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사고 이후 설치됐다고 했다. 하지만 별도로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는 않았다. 

느랏재 터널을 빠져나온 순간 뒤쪽에서 엔진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오토바이 십여 대가 기자가 탄 차량 뒤에 바짝 붙었다. 터널 이후 이어지는 내리막은 편도 1차선이었는데, 오토바이들은 앞다퉈 중앙선을 침범해 앞지르기를 시도했다.

 

느랏재 고갯길 오르막길에서도 오토바이들의 중앙선 침범은 계속됐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와 부딪칠뻔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됐다. (촬영=배상철, 편집=박지영 기자)
느랏재 고갯길 오르막길에서도 오토바이들의 중앙선 침범은 계속됐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와 부딪칠뻔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됐다. (촬영=배상철, 편집=박지영 기자)

선두 그룹이 앞지르기에 성공하자 뒤에서 달리던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커브 구간에서도 중앙선을 넘었다.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차가 있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 반복됐다.

▶단속 과정 두고 주민 간 갈등

마을주민들은 상황이 여전한데도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민 C씨는 “아무리 요구해도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고 느꼈고, 지치기도 했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놨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이 단속을 나온다고 해도 주변에 있는 한 상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단속 상황을 중계하고 있어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상점의 SNS 계정을 확인해보니, 실제로 경찰이 단속 중이라는 사실을 공지한 글이 몇몇 남아있었다. 

 

경찰이 느랏재 고갯길에서 단속하고 있다는 글. (사진=SNS 갈무리)
경찰이 느랏재 고갯길에서 단속하고 있다는 글. (사진=SNS 갈무리)

이에 대한 질문에 상점 관계자는 “SNS에 공지하기 전에 이미 오토바이 동호회 등에 경찰이 단속 중이라는 이야기가 돈다”고 해명했다. 상점이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2020년 상점의 문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느랏재를 찾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굉음을 내선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동호회 회원들에게 규범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이가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토바이를 제대로 즐기는 이들은 과도한 소음을 내지 않는다”며 “일부의 지나친 민원으로 되려 영업을 방해받고 있다”고 억울함을 표현했다. 

외지에서 온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낸 소음으로 마을주민들이 갈등이 빚고 있는 셈이다. 

▶정부, 배기소음 규제 강화⋯감정리 주민설명회 예정

오토바이 소음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정부는 지난 3월 이륜차 소음관리 기준을 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개편안에는 배기소음을 95데시벨(㏈)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바이 소음이 감정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실제 이륜차 소음 관련 민원은 2019년 935건에서 2021년 2154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상시 소음 단속 시스템 도입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기준치 이상 소음을 발생시킨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최대 135유로, 약 18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도로에 '소음 탐지기'를 시범 설치했다. 오토바이를 비롯한 자동차가 주행 중 86㏈ 이상 소음을 내면 번호판을 판독해 소음 측정 기관에 알리는 시스템이다. 

감정리에서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감정리 마을 이장은 “곧 행정당국과 함께 주민설명회를 열고, 오토바이 소음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으로 느랏재 고갯길에 과속방지턱을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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