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잦아드니 원재료비 폭탄⋯ 춘천 문화예술인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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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잦아드니 원재료비 폭탄⋯ 춘천 문화예술인 ‘첩첩산중’

    종이 원료인 펄프, 올해 초 대비 43.7% 급등
    나무, 기름 등 작품 재료도 최대 60% 폭등
    춘천 문화예술인 “코로나보다 더 무섭다”

    • 입력 2022.06.22 00:01
    • 수정 2022.06.23 06:06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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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보복 소비 등으로 원재료비가 크게 올라 춘천 문화예술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보복 소비 등으로 원재료비가 크게 올라 춘천 문화예술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춘천 문화예술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한숨 돌리는가 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보복 소비 등으로 촉발된 원재료비 상승에 또다시 시름에 젖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종이 원료로 쓰이는 펄프 가격은 1t당 97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월 675달러에서 5개월 연속 매달 50달러 이상 오르면서 43.7%나 급등했다.

    유화 물감의 원료인 기름 가격도 크게 올랐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20일 기준 베럴당 117.59달러로 거래됐다. 1년 전(73.66달러)과 비교하면 59.6% 폭등한 가격이다.

    춘천에서 활동하는 이수현 화가는 “평소 사용하는 수입 물감의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올라 금액 부담이 커졌다”며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 물감의 물량도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무대 설치와 작품 활동 전반에 쓰이는 나무 가격도 폭등했다.

    올해 4월 기준 러시아재(3.6m×3.0㎝×3.0㎝) 원목 가격이 최대 90만원까지 오르면서 1년 전(57만원)과 비교해 57.9% 상승했다. 러시아산 목재는 국내 목재 수입량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합성수지, 알루미늄 등 작품 활동에 사용되는 원재료 대부분의 가격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까지 올라 춘천 문화예술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춘천에서 활동하는 빅터조 조각가는 “평소 합성수지를 많이 사용하는데, 요즘에는 공장에서 20~30% 금액을 더 요구한다”며 “금속이 주재료인 동료 작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1000만원을 지원하는 금속조각 공모전에 당선된 동료 작가는 지원금의 30~40%를 재료비로 쓸 계획이었는데, 그것보다 2배는 더 쓰게 돼 결국 손해를 보며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코로나19보다 더 무섭다. 현재 작품 제작을 멈춘 작가가 주변에 꽤 있다”고 설명했다.

    운교동에서 소극장을 운영하는 장혁우씨는 “작년에 200만원을 줬던 연극무대 설치 비용이 올해 100만원 가까이 올라 300만원가량 쓰는 것 같다”며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인건비뿐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술 재료를 판매하는 상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강원대학교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우리 같은 중간 판매자는 이렇게 대책 없이 물가가 오르면 물건을 들여오기 어렵다”며 “주 고객이 학생들이기에 판매 가격을 올리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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