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양고, 교명‧학과 개편으로 재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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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소양고, 교명‧학과 개편으로 재도약 노린다

    1910년 4월 공립 춘천실업학교로 개교
    강원 농업직 공무원 9년 연속 배출 기염
    농업 인기 잃으면서 신입생 충원 난항도
    학과 개편은 완료, 새 교명 하반기 윤곽

    • 입력 2022.06.17 00:01
    • 수정 2022.06.18 00:02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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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소양고등학교가 학과를 개편하고 교명 변경도 추진한다. 사진은 소양고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 소양고등학교가 학과를 개편하고 교명 변경도 추진한다. 사진은 소양고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보유한 고등학교인 소양고등학교가 교명 변경을 추진한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공업계열 학과를 폐지하는 한편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농업계열 학과를 강화하는 이른바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 일환이다. 

    ▶1910년 공립 춘천실업학교로 개교, 올해로 112주년

    소양고는 한일강제병합 직전인 1910년 4월 29일 ’실업학교 설치에 관한 칙령‘에 따라 공립 춘천실업학교라는 이름으로 춘천 중앙로 인근에 개교했다. 강원도 최초의 공립중등학교로 개교 당시에는 1년제였다.

    같은 해 11월 수업 연한을 2년으로 연장하고, 춘천공립농업학교로 교명을 변경하면서 농업계열 특성화고 출발을 알렸다. 

    사농동 현 위치로 교사를 옮긴 것은 1939년 4월이다. 이후 강원공립농업학교(1947년)와 도립 춘천농업대학부속농업중학교(1948년), 춘천농업고등학교(1951년), 춘천농공고등학교(1991년) 등으로 교명을 바꿨다. 이후 2014년 현재의 소양고로 개편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농업직 공무원 9년 연속 배출했지만, 인기는 시들

    소양고는 2013년 일반농업직 공무원 시험 합격자를 배출한 후 9년 연속 합격자를 낼 정도로 명실상부한 도내 대표 농업 특성화고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강원도 9급 일반농업직 정원 3명 가운데 2명을 소양고 졸업생이 차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부침(浮沈)도 있었다.

    농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지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과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양고는 2001년부터 산업기계과, 인터넷통신과, 컴퓨터응용과 등 공업계열 학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현재는 농생명 계열(바이오식품가공과‧스마트팜도신오업과)과 공업계열(IOT그린전기차과‧스마트전기전자과)로 각각 나눠 운영하고 있다. 

    ▶공업계열 신입생 미달로 폐지, 농업계열 강화로 재편

    소양고의 교명 변경 추진은 공업계열 학과를 폐지하고, 농생명 계열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과 맞물려 있다.

    현재 소양고 공업계열 학과는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정원이 20명인 스마트전기전자과는 올해 신입생이 7명에 불과하다. IOT그린전기차과는 신입생이 그보다 적은 5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신입생이 많지 않은 데다 그 외 여러 가지 문제점이 겹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퇴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공업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인근에 있는 춘천기계공고를 더 선호하다 보니 정원을 채우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소양고는 내년부터 공업계열 학과를 폐지하고, '반려동물케어과'와 '플라워가드닝과'를 신설한다. 농업계열인 기존 바이오식품가공과는 '카페N디저트과'로 이름을 바꾸고 교과 과정도 새롭게 정비할 예정이다. 단 스마트팜도시농업과는 그대로 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폐지하는 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재학생이 졸업할 때까지만 유지할 방침“이라며 ”학생들의 수요에 맞추고, 트렌드를 반영한 학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등 상대로 새로운 교명 설문 중, 윤곽은 9월쯤

    소양고는 교명 변경도 함께 추진되는데, 윤곽은 오는 9월쯤 나올 전망이다.

    현재 학교는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동문 등을 상대로 교명 변경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내 중학교 교사와 3학년 학생에게도 의견을 묻는 중이다. 

    소양고가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교명 변경에 관한 설문을 하고 있다. (사진=소양고 홈페이지 갈무리)
    소양고가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교명 변경에 관한 설문을 하고 있다. (사진=소양고 홈페이지 갈무리)

    설문을 바탕으로 교내 운영위원회에서 새로운 교명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후 투표를 거쳐 도교육청에 심의를 요청한다. 도교육청은 심의 결과를 도의회에 전달하고, 도의회에서 가결되면 최종적으로 교명이 바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춘천생명과학고는 가칭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체성을 표현하면서도 입학할 학생들이 선호하는 교명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교명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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