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온의동 아웃렛 입점⋯‘소상공인 vs 소비자’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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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온의동 아웃렛 입점⋯‘소상공인 vs 소비자’ 엇갈린 시선

    설문조사 결과, 아웃렛 입점 찬성 88% 이상
    '소비자 선택권 확대' 요구하는 시민들 입장
    생존권과 직결된 지역 소상공인들은 반발
    "건축 허가 단계부터 협의했어야" 지적도

    • 입력 2022.05.31 00:01
    • 수정 2022.06.02 11:1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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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온의동 주상복합에 들어설 아웃렛을 두고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반발 수위를 높이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외치는 시민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MS투데이는 지난 24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춘천 아웃렛 입점 추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30일 오후 2시 기준 331명이 참여한 가운데 292명(88.2%)이 ‘춘천 소비자 권리와 정주 환경 개선을 위해 환영한다’며 아웃렛 입점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택했다. 반면 ‘자본 역외 유출을 막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반대한다’는 의견은 39명(11.8%)에 그쳤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골목상권도 보호만 바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 “좀 더 한적한 곳에 새로운 상권이 생겨야 춘천의 생활권이 골고루 좋아질 것”이라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온의동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아웃렛은 의류나 신발 가게 등이 중심이 될 텐데, 골목상권 보호를 내세우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업종과는 거리가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지니 아웃렛 입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온의동 아웃렛은 주상복합 내 지하 1층~지상 2층 2만5063㎡ 면적에 의류, 스포츠, 신발, 속옷 브랜드 등 220곳의 점포가 들어설 예정이다. 모다이노칩 측에서 지난 4일을 당초 영업 개시일로 계획했으나 지역 상권의 반발이 이어지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춘천상업경영인연합회(회장 임병철)를 중심으로 지역 내 전통시장과 상점가에서는 생존권 사수를 위한 ‘아웃렛 입점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회는 춘천시장 후보들과 간담회를 열고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춘천 명동 지하상가의 한 옷가게에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 명동 지하상가의 한 옷가게에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상업경영인연합회 측은 아웃렛이 들어설 온의동 입지가 기존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남부시장, 제일종합시장, 풍물시장과 매우 인접해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소비자가 아웃렛으로 몰리게 되면 옷가게가 밀집한 춘천명동상점가와 명동지하상가, 후평동 은하수 거리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대규모 점포의 상권영향평가서 작성 시 반경 3㎞ 이내 상권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아웃렛 등 지역 상권 지도를 바꾸는 큰 사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논의가 부족했던 점에 대해 연합회 측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임병철 춘천상업경영인연합회장은 “애초에 춘천시 건축 허가 담당 부서와 전통시장 지원 부서 간에도 협의가 있었어야 했다”며 “아웃렛 등 대형 상가 조성은 주상복합 건축 설계 시부터 계획된 일이었는데, 왜 허가 절차 단계에서부터 지역 상권과 논의가 없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웃렛이 들어설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주택 사업 계획이 확정된 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 시점은 지난 2018년이지만, 춘천상업경영인연합회에서 해당 아웃렛 입점 소식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과 상권 공동체의 붕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의류 판매장이 밀집해있는 명동 상권의 김대봉 춘천명동상점가 상인회장은 “춘천지역 소비자의 구매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대형 아웃렛이 들어오면 상권의 중심 자체가 움직이며 매출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지역 상인들은 아웃렛 개설 자체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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