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고 출근해 SNS 스타 된 춘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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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복 입고 출근해 SNS 스타 된 춘천고 교사

    ‘지리는 강선생’ 유튜브 운영하는 춘천고 강이석 교사
    학생들과의 일상, 여행 이야기 등의 영상으로 주목
    인기 힘입어 콘텐츠 소재 담은 책 출간 앞둬
    목표는 “유튜브 구독자 10만명 돼 실버 버튼 받는 것”

    • 입력 2022.05.29 00:02
    • 수정 2023.09.07 11:47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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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이 교복 입고 출근하면 다른 선생님들이 알아차릴 수 있을까?”

    지난달 유튜브 채널 ‘지리는 강선생’에는 30대 후반 교사가 학교 교복을 입고 출근하면 생기는 일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동료 교사들이 교복 입고 출근한 교사를 학생으로 착각해 반말로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15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채널에는 그 밖에 ‘근본 있는 감자국('감자 나라'라는 뜻으로 인터넷에서 강원도의 별칭) 남고 급훈 정하기’, ‘남교사가 여고 로비에서 노래 부르면 생기는 일’, ‘ENTP 교사, 반티로 유튜브 홍보하기’ 등 교사와 학생들의 유쾌한 일상 영상이 가득하다.

    춘천고등학교 강이석 교사.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고등학교 강이석 교사. (사진=서충식 기자)

    “이런 특이한 선생님이 있으면 어떨까?”라고 상상만 해봤을 법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춘천고등학교 강이석(39) 교사다. 지리 과목을 담당하는 그가 2년 전 과목명을 활용해 ‘지리는 강선생’이라는 이름을 짓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유쾌하고 친근한 교사이자 동시에 유튜버인 그는 춘천고 학생들 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인기 스타다. 그는 “학생들이 조회수 100만이 넘는 영상에 본인이 나오니 신기해하고, 춘천고와 춘천이라는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강 교사 유튜브 채널의 주 콘텐츠는 학생들에게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리는 썰’, 교내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상을 담은 ‘지리는 스쿨’ 그리고 본인의 여행기다.

    ‘지리는 썰’은 여행을 좋아하는 강 교사가 수업 중간에 여러 곳의 해외국가와 국내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그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 콘텐츠다. 그가 가르치는 세계지리와 여행지리 과목과 연관성도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상당하다. ‘신혼여행 갔다가 테러 나서 죽을뻔한 썰’, ‘외국인 친구들에게 K-날씨 참교육한 썰’, ‘기간제 교사가 소프라노와 결혼한 썰’ 등 재미와 교훈이 모두 담긴 영상들이 가득하다. 최근에 한 출판사가 ‘지리는 썰’ 에피소드를 담은 책을 내보자는 제안을 했고, 이를 수락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선생님이 교복 입고 출근하면 생기는 일’ 영상은 SNS에서 화제가 돼 조회수 150만회를 기록했다. (사진=지리는 강선생 유튜브)
    ‘선생님이 교복 입고 출근하면 생기는 일’ 영상은 SNS에서 화제가 돼 조회수 150만회를 기록했다. (사진=지리는 강선생 유튜브)

    ‘지리는 스쿨’ 콘텐츠는 최근 입소문을 타 일반인들의 반응이 좋다. ‘고등학교 쉬는 시간 10분 동안 라면 먹기 가능?’, ‘여고 로비에서 버스킹 해봤습니다’ 등과 같이 재미있는 주제와 근엄하고 권위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친구 같은 강 교사의 모습이 인기를 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영상인 ‘선생님이 교복 입고 출근하면 생기는 일’은 유튜브 채널을 넘어 다른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동료 교사들뿐 아니라 학생들까지 강 교사를 친구로 착각하는 모습이나, 학생의 교복 조끼를 빌려 입으면서 더 완벽하게 학생으로 분장하는 모습 등 재미 요소가 가득 담겨 있다. 영상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이런 분과 학창 시절을 보내는 제자들은 진짜 행복하겠어요”, “장래희망 : 이런 선생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이석 교사의 주 콘텐츠인 ‘지리는 썰’. 해당 영상에서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다뤘다. (사진=지리는 강선생 유튜브)
    강이석 교사의 주 콘텐츠인 ‘지리는 썰’. 해당 영상에서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다뤘다. (사진=지리는 강선생 유튜브)

    강 교사는 영상 하나를 편집하는 데 최대 100시간이 걸리기도 했을 만큼 유튜브 채널 운영에 공을 들인다. 학생들이 유튜브 촬영을 함께 하며 학창시절 추억을 남길 뿐 아니라, 인생을 즐겁고 충실하게 사는 것을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교사 활동을 하며 남는 시간을 고스란히 투자하고 있어 바쁘긴 하지만, 학생들과의 기록을 남기는 아카이브이기 때문에 대충할 생각은 없다”며 "학생들에게 ‘하루하루를 여행하는 것처럼 산다면 지루함 없이 행복할 것'이란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그는 최근 새로운 콘텐츠 기획에 열중하고 있다고 했다. 중장년층을 만나 그들의 추억과 청춘을 들어보는 ‘낭만에 대하여’, 대학교 주변 상권 및 놀 거리 등을 소개하는 ‘걸어서 대학 가자’ 등을 계획 중이다. 강 교사는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하면 주는 실버 버튼을 받는 게 크리에이터로서의 목표”라고 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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