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칼럼] 이제는 ‘주권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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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투데이 칼럼] 이제는 ‘주권자’의 시간이다
  • 윤수용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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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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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용 콘텐츠 2국장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1조 2항을 소환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바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주권자'인 '유권자'의 시간이 또다시 찾아왔기 때문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직후부터 숨 가쁜 레이스를 펼친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윤곽이 속속 결정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6월 1일 치러진다. 유권자가 호랑이로 변하는 날이다. 대한민국 유권자의 시간은 총 3일이다. 유권자들은 법정 공휴일인 투표일과 별도로 2일간의 시간을 덤으로 받는다. 덤은 참정권을 보장하는 사전투표다. 이 시간은 소중한 권리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이런 사연을 가진 사전투표제는 유권자의 강력한 무기다. 

우리나라 사전투표제는 2013년 4월 24일 재보선에서 선거역사상 처음으로 시행했다. 전국단위 선거로는 2014년 6·4 지방선거가 최초다. 이 제도의 장점은 많다. 또 아주 획기적인 제도다. 우선 부재자 신고 없이 미리 투표할 수 있다. 다양한 이유로 투표에 제약을 받은 유권자들도 손쉽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리나라 사전투표제는 해당 투표구뿐 아니라 전국 어느 곳에서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최근 일부에서지만 사전투표제 폐지나 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참정권 확대와 투표율 제고 등 알토란같은 효과를 입증했다. 또 코로나19 확진·격리 중인 사람이나 신체장애로 거동할 수 없는 국민 등은 14일 오후 6시까지 거소투표를 신고하면 우편으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유권자의 시간인 투표는 권리이지 의무는 아니다. 이에 투표율은 무지개처럼 선거 직후 사라지는 계절성 화젯거리다. 저조한 투표율은 시민의식과 지역 관심 부재란 지적도 받는다.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유권자 본인이 거주하는 공간의 수장(首長)을 선출하는 투표를 소홀히 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우리 유권자들에게는 3일간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제20대 대선 직후 6·1지방선거가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최근까지만 해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춘천시장 예비후보자명부에는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출마를 공식화하며 출사표를 던진 도전자까지 총 13명이다. 도내 18개 시·군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예비후보자가 나왔다. 춘천 발전을 위해 투신하겠다고 공식화한 이들의 평균 나이는 60세가 넘는다. 예비후보자들의 ‘환갑 노익장’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들의 권력 열정과 비교해 춘천 유권자들의 관심은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우리 주권자들은 참정권으로 위정자들의 야합과 권력에 붙어 권세를 누리는 ‘염량세태’(炎凉世態)를 감시해야 한다.

지난 7번의 지방선거에서 춘천 투표율이 도내 평균 투표율을 웃돈 경우는 단 한 번 있었다. 1995년 6월 27일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에서 기록한 78.1%(춘천시을)다. 당시 도내 최종 투표율은 74.8%였다. 하지만 춘천시갑(69.3%)과 합산하면, 최종 투표율은 73.7%다. 사실상 역대 지방선거 춘천 투표율이 도내 투표율을 넘어선 적이 없다. 특히 사전투표가 전국단위로 처음 도입된 제6회 지방선거 춘천 투표율은 59.5%였다. 물론 강원도 투표율(62.2%)보다도 당연히 낮았다. 7번의 지방선거 중 3번째 낮은 투표율이었다. 투표율이 낮으면 민의(民意)는 왜곡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코로나19가 투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온전히 유권자들의 시간이 투표율을 좌우한다. 춘천 유권자들이 쏘아 올린 작은 한 표의 힘이 기대되는 시간이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도산 안창호)
“투표는 총알보다 빠르다.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지난 10일은 ‘유권자의 날’ 이었다. 2012년 제정한 이 법정기념일은 매년 5월 10일부터 1주일을 유권자 주간으로 정하고 공명선거, 주권 의식을 높이는 투표 참여를 읍소한다. 역대로 4년 동안 일할 지역의 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통령선거와 비교하면 항상 저조하다. 한 표가 지닌 의미와 사회적 비용은 다를 수 없다.

기획재정부가 계산한 지방선거 한 표의 가치는 2만5000원이다. 제7회 지방선거에는 투·개표비용 5113억원, 보전·부담비용 5063억원 등 1조700억원 규모의 총비용이 투입됐다. 우리나라 총 유권자 4297만명으로 계산하면, 유권자 한 명당 투표비용은 2만5000원이란 추계(推計)가 나온다. 여기에 제7회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 60.2%를 대입하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39.8%(1707만명)의 유권자 때문에 4269억3176만원의 선거비용이 증발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한 표의 경제적 가치는 사회적·환경적 비용과 파생가치에 따라 수천만 원까지 측정될 수 있다고 한다. 또 한 표가 가진 환경적인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용지와 후보자의 선거공보 벽보 등 종이 1만4728t을 사용했다. 한 번의 선거로 30년 수령의 나무 25만 그루가 잘려나간 셈이다. 이 나무를 모두 심으면 독도보다 4.5배 큰 숲을 조성할 수 있다.

소중한 한 표란 평범한 캐치프레이즈가 왜 중요한지 깨닫는 선거는 유권자의 힘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지방선거에서는 외국인도 투표할 수 있다. 그 수는 많지 않지만 버려지는 표가 없도록 당국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은 물론 행정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그들의 한 표도 역시 소중한 한 표다. 제7회 지방선거 당시 외국인 유권자 비율은 0.25%였다. 0.7%p 차이로 승패를 가른 제20대 대선에 비유하면 결코 작은 수치는 아니다.

투표에 나서기로 마음의 결정을 마친 유권자들은 보름 남짓 후면 맞이할 새로운 춘천을 고대할 것이다. 그들 주권자의 뛰는 가슴처럼 투표율도 우상향을 그리길 고대한다. ‘생물’로 비유되는 정치의 장에서 주인공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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