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무너진 춘천지역 고용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숙련 근로자가 수도권으로 이직하는 경향이 더욱 확대됐다.
본지가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유행 2년간 춘천지역에서 고용보험을 상실한 근로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적 변동성이 큰 고용시장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같은 시기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3월 한 달간 춘천 내 고용보험 상실자는 3374명이었다. 반면 지난해 3월은 3599명, 올해 3월은 392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년 전과 최근의 추세를 비교하면 1개월간 고용보험 자격을 잃은 근로자의 수가 554명(16.4%) 증가했다. 이는 정규직 채용 대신 고용 기간이 짧은 단기 계약직 일자리가 늘었고, 기존 취업자들의 실직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안한 고용 상황이 유지되면서 사업체의 고용 창출과 유지 능력도 크게 약화했다.
이로 인해 고용시장의 유연성이 극대화됐고, 이직은 활발해졌다. 단 이 과정에서 수도권 등 외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인력도 크게 늘었다.
고용보험을 재취득한 사업장을 기준으로 경력직 노동력의 이동현황을 분석한 결과, 도내 실업자가 이직 후 다른 사업장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한 경우는 2020년 3월(1만6254명)에서 올해 3월 2만2326명으로 6072명(37.4%) 증가했다.
강원지역 내에서 재취업한 경우는 같은 기간 1만1961명에서 1만7152명으로 5191명(43.4%) 늘었지만, 경기(303명‧24.8%), 서울(274명‧15.2%), 충북(75명‧38.3%) 등 수도권이나 인접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경우도 증가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역 내에서 근로자에게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을 보장하는, 고용 창출 능력과 안정성이 있는 사업체의 증가 속도 둔화 등이 지목됐다.
지난 3월 기준, 춘천지역 신규 성립 사업장 수는 738곳으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871곳) 대비 133곳(15.3%) 감소했다. 그러나 소멸 사업장 수는 같은 기간 550곳에서 896곳으로 346곳(6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창업이 줄고 폐업하는 사업자는 늘었다는 의미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지역 청년들의 낮은 고용률과 지역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노동시장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비수도권의 고학력 인적 자본의 수도권 이동 및 집중에 따른 지역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이 개선되고, 내생적 성장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