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키우다⋯ 나에게 ‘꽃으로 오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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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키우다⋯ 나에게 ‘꽃으로 오겠니?’

    ‘식집사’ 임계현의 반려식물 전시
    10여종 제라늄 100개 화분에 담아
    삽목, 분갈이 원데이클래스도 진행

    • 입력 2022.05.06 00:00
    • 수정 2022.05.07 00:14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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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식물 전시 ‘꽃으로 오겠니?’가 춘천 삼천동 ‘402 커피’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사진=조아서 기자)
    반려식물 전시 ‘꽃으로 오겠니?’가 춘천 삼천동 ‘402 커피’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사진=조아서 기자)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식물’의 인기가 크게 늘었다. 가드닝과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특히 봄을 맞이해 푸릇푸릇, 알록달록한 식물에 빠진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의 개념으로 확장한 식물문화를 반영해 ‘식집사’(식물+집사)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미술 작품이 아닌 반려식물을 전시한 ‘꽃으로 오겠니?’가 오는 31일까지 춘천 삼천동 ‘402 커피’에서 열린다.

    제니제라늄, 스텔라제라늄, 민트제라늄, 아이비제라늄 등 10여종의 제라늄을 심은 100여개의 화분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독일, 베트남을 비롯해 우리나라 토분과 유럽의 가드닝 도구도 감상할 수 있다.

    임계현씨가 제라늄에 물을 주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임계현씨가 제라늄에 물을 주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계현(65)씨는 카피라이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식물카페 코디네이터 등 N잡러로 활동하는 식집사다.

    2003년부터 영국에 2년간 거주하면서 홈가드닝의 매력에 흠뻑 빠진 뒤 식물카페를 운영하면서 원예 실력을 키웠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 양평 ‘북한강갤러리’에서 첫 반려식물 개인전을 열었다.

    “보통 설치미술이나 그림, 도자기, 공예로 전시 분야가 한정돼 있어요. ‘집 멀미’를 겪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이후 집이라는 공간이 아늑하기보단 갑갑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서 그런지 반려식물로 갤러리를 채우니 반응이 좋더라고요. 갤러리를 팬데믹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거죠.”

     

    지난해 7월 경기도 양평 ‘북한강갤러리’에서 열린  반려식물 개인전 ‘꽃으로 오겠니?’ 전시장. (사진=임계현씨)
    지난해 7월 경기도 양평 ‘북한강갤러리’에서 열린  반려식물 개인전 ‘꽃으로 오겠니?’ 전시장. (사진=임계현씨)

    임씨의 반려식물인 제라늄은 보통 영상 7도 이하의 기온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그런데도 짧게는 한 살부터 길게는 열 살 넘는 제라늄을 키워냈다.

    “식물을 키우는 분들이 항상 물어요.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냐고. 단 3가지만 있으면 돼요. 햇살, 바람, 성실한 사람. 마지막 조건이 가장 중요하죠.(웃음)”

    누군가는 공기 정화, 전자파 차단 등 기능에서 벗어나 식물을 정서적 교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식물문화에 회의적인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려식물을 키우는 일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처럼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일과의 패턴을 바꾼다는 점에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야외에 전시된 제라늄 화분. (사진=조아서 기자)
    야외에 전시된 제라늄 화분. (사진=조아서 기자)

    “우리가 꽃을 가꾸고 사랑을 쏟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꽃이 우리를 가꾸고 사랑을 주거든요. 꽃을 위해 하루에 한 번 환기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주고, 햇살을 쬐게 하는 모든 행위가 오히려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이죠. 꽃을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를 키우고 가꾸고 있는 거랍니다.”

    5월 셋째 주에는 삽목, 분갈이 등 원예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를 열어 ‘예비 식집사’들에게 다년간의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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