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천국 춘천] 상.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캠핑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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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 천국 춘천] 상.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캠핑 산업

    국내 캠핑 산업 규모 5조8000억원
    코로나19 이후 2배 가까이 급성장
    춘천 캠핑장 42곳, 지역경제 '효자'
    자연‧접근성 우수한 춘천 경쟁력↑

    • 입력 2022.04.23 00:02
    • 수정 2022.05.09 10:5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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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이 코로나19 이후 캠핑 성지로 떠올랐다.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 풍광이 훌륭해 수도권 캠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수요가 몰리자 지역 캠핑 산업과 문화도 동반 성장 중이다. 춘천에 있는 캠핑장은 40여곳이다. 넓은 부지의 캠핑용품점과 카라반‧캠핑카 대여 업체도 생겨났다. 캠핑요리로 이름난 유튜버는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주>

    ▶코로나 우울 속 ‘힐링’ 캠핑
    캠핑은 자신의 거주지 밖에서 텐트나 트레일러, 캠핑카 중 1개 이상의 장비를 이용해 다양한 야외 활동 또는 휴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캠핑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원지역은 캠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 2위에 꼽혔다. ‘최근 방문한 캠핑지역’ 질문에 대해 강원(18.5%)을 꼽은 답변은 경기(26.2%)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컸다. 조사가 이뤄진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화되며, 거리 두기 여행이 가능한 캠핑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캠퍼들은 주로 바비큐(63.0%), 모닥불 놀이(62.6%), 휴식(52.5%), 요리(41.9%), 걷기‧하이킹(32.8%) 등의 활동을 하며 캠핑을 즐겼다.

    이들이 캠핑을 가는 이유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34.5%)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31.6%)와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18.3%), ‘정서적 안정을 위해’(14.1%) 등을 꼽았다. 캠핑은 휴식과 힐링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캠핑산업. (자료=한국관광공사)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캠핑산업. (자료=한국관광공사)

    ‘코로나 우울’ 속 늘어난 캠핑 수요로 관련 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캠핑장의 추정 매출액은 3325억원으로 전년(3068억원) 대비 8.4%(257억원) 성장했다.

    캠핑장 운영과 캠핑 장비 생산‧유통 등을 포함한 국내 캠핑 관련 산업 규모는 5조8336억원이다. 지난 2019년(3조689억원)과 비교해 90.1%(2조7647억원) 폭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다. 캠핑인구 역시 같은 기간 399만명에서 534만명으로 32.0%(135만명) 늘었다.

    캠퍼들의 씀씀이도 커졌다. 캠퍼 1인당 연간 캠핑 비용은 62만7938원으로 2019년(33만5629원) 대비 87.1%(29만2309원) 증가했다.

    ▶‘캠핑 성지’로 부상한 춘천
    춘천은 급성장한 캠핑 산업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우선 캠핑장 수가 확대됐다. 춘천시야영장협회에 따르면 현재 춘천에서 운영 중인 캠핑장은 42곳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반야영장업(야영에 적합한 시설 및 설비 등을 갖추고 야영 편의를 제공하는 업소) 영업허가를 받은 춘천 내 캠핑장은 37곳에 달한다. 이중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허가를 받은 캠핑장만 8곳(21.6%)이다.

     

    춘천에서는 호수와 강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춘천에서는 호수와 강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동차야영장업(자동차를 이용하는 여행자의 야영‧취사 및 주차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관광객에게 이용을 제공하는 업소) 허가를 받은 사업체도 4곳이다. 이 중 1곳은 지난해 영업허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종합휴양업으로 허가를 받은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에서도 캠핑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북한강 바라보는 즐기는 낭만 캠핑
    춘천에 캠퍼들이 가장 많이 몰려오는 시기는 봄부터 초여름까지인 4~6월과 가을철인 9~11월 사이다. 특히 꽃이 피는 봄철은 캠핑에 가장 적합한 시기다.

    북한강변에 자리 잡은 호반캠핑장을 방문하면 봄철 흐드러진 벚꽃과 진홍색의 사과꽃 아래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홍윤표(59) 대표가 운영하는 5000㎡(약 1500평) 규모의 호반캠핑장은 신동에 위치해 춘천에서 유일하게 동 단위 지역에 있는 캠핑장이다. 스페셜 스카이라운지와 글램핑, 오토 캠핑, 카라반 시설을 갖췄다.

    이용객의 60%는 외지인, 40%는 춘천주민이다. ITX나 전철, 자전거를 이용한 수도권 방문객이 많고, 춘천지역 내에서 캠핑을 즐기려는 주민들의 수요도 상당하다.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호반캠핑장을 운영하는 홍윤표(59) 대표. (사진=권소담 기자)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호반캠핑장을 운영하는 홍윤표(59) 대표. (사진=권소담 기자)

    강변 자전거길에 인접해 춘천댐 하류의 북한강과 고슴도치섬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지만, 음식 배달과 대리운전까지 가능할 정도로 시내와 가깝다.

    캠핑을 위해 춘천을 찾은 이들이 쇼핑과 외식을 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횟집과 카페, 양어장 등으로 사용되던 토지를 경매로 낙찰받아 홍 대표가 직접 하나하나 시설물을 만들어 캠핑장을 조성했다. 2018년 5월 영업을 시작한 첫해 매출은 4000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SNS 상에서 유명세를 타며 캠핑장의 연 매출은 1억5000만원~2억원 수준으로 급증, 5배 가까이 늘어났다.

    홍윤표 호반캠핑장 대표는 춘천지역 캠핑의 저력으로 교통 편의성과 접근성, 우수한 자연경관을 꼽았다.

    ▶지역에서 먼저 사랑받는 캠핑 산업
    춘천지역 17곳의 캠핑장은 뜻을 모아 지난 2020년 춘천시야영장협회를 창립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캠핑 산업이 성장하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조직화할 필요성을 느껴서다.

    강원도 내 7개 시‧군에 지부를 둔 강원도야영장협회도 지난해 발족했다. 춘천시의원으로 활동했던 홍윤표 호반캠핑장 대표가 강원도야영장협회와 춘천시야영장협회의 회장직을 맡았다.

    팬데믹 이후 춘천을 비롯한 강원지역 캠핑 산업이 성장하자 지난해 강원도의회에서 ‘강원도 야영장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의결하는 등 행정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도 발 빠르게 마련됐다.

     

    춘천시야영장협회는 지난달 강원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사회에 캠핑산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강원대학교병원)
    춘천시야영장협회는 지난달 강원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사회에 캠핑산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강원대학교병원)

    춘천지역 캠핑장들은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캠핑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올바른 캠핑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달 춘천시야영장협회는 강원대학교병원(원장 남우동)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 주민과 동행하는 캠핑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야영장은 춘천 11곳, 인제 1곳 등 총 12곳이다. 향후 강원대, 한림대 등 지역 대학과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춘천지역 캠핑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홍윤표 강원도야영장협회 회장은 “넓은 부지가 필요한 캠핑장 사업은 그만큼 사업의 리스크가 크고, 최근에는 관련 규제도 강화되면서 허가받기 어려워진 만큼 시장에 대한 공부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면서도 “캠핑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춘천시 차원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의지와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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