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정치 참여] 상. 청년과 청년 정치인들이 바라보는 진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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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의 정치 참여] 상. 청년과 청년 정치인들이 바라보는 진보란?

    지난 대선 이후 20·30청년들 정치 관심 늘어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신규 입당자 증가세
    “진보 정당 지지하지만 반성해야 할 점 있어”
    박재균 "최근 청년의 역할과 중요도 높아져”

    • 입력 2022.04.16 00:02
    • 수정 2022.05.09 10:49
    • 기자명 허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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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지난 3월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로 불렸던 20·30 청년들에게도 정치는 여전히 뜨거운 관심사다. 

    20·30 청년들은 지난 대선에서 성별에 따라 확연한 정치 성향의 차이를 나타냈다. 일명 ‘이대남’이라고 불리는 20대 전후의 젊은 남성들은 보수인 국민의힘을, ‘이대녀’라고 불리는 20대 전후의 젊은 여성들은 진보인 더불어민주당을 선호했다.

    뚜렷한 정치 성향 속에서 청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진보와 보수의 시대상과 의미는 무엇일까.

    ▶진보란 무엇인가?

    진보의 사전적 뜻은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이다.

    정치적인 의미의 진보도 사전적 뜻과 비슷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재분배, 규제 개혁,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에서 의미하는 진보의 개념이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발전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측면에서 좋은 점도 있지만, 급진적인 진보는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단점도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당은 더불어민주당(비상대책위원장 윤호중·박지현)이다. 원내정당으로 정의당(대표 여영국), 기본소득당(대표 신지혜)이 있으며 원외정당으로 노동당(대표 나도원), 녹색당(공동대표 김예원·김찬휘), 미래당(대표 오태양) 등이 있다. 

    ▶대선 이후 민주당 강원도당 입당 청년 증가

    민주당 강원도당에 따르면 대선 직후인 지난달 10일부터 18일까지 총 2722명이 신규 입당했다. 민주당은 여성 지지자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듯 신규 입당자 2722명의 64%(1746명)가 여성이다.

    2722명 중 청년에 해당하는 20대의 비율은 약 17%인 459명이다. 다른 시·도당과 비교했을 때 많은 규모는 아니지만, 강원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20대 인구 비율이 낮은 것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이재명을 지키기 위해’ ‘다가오는 6·1지방선거 승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폭주를 막기 위해’처럼 다양한 사유로 입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춘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진보 성향의 대학생 A씨, B씨, 20대 직장인 C씨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어떻게 진보 성향의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냐’는 MS투데이 기자의 질문에 A씨는 “최근 세대 갈등이나 남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사회에서 배제되거나 무시되는 구성원이나 가치를 그렇지 않은 구성원이나 가치와 동일하게 보는 사상이 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진보 진영은 제가 생각하는 진보와 사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진보 성향 정치권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전했다.

    청년을 위해 진보 정치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A씨는 “정치권에서 특권 의식을 버리고 타인을 진심으로 대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B씨는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장에만 집중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분배에 좀 더 집중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진보 진영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점도 있지만 ‘조국 사태’ 같이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에 실패했다”며 “지금 진보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보수 진영과 비교하면서 자신들의 도덕성을 정당화하는 것에 대해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햇볕정책, 기본소득제, 노동 분야 등 많은 사람이 오해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 국민과 좀 더 소통해야 진보가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대 직장인 C씨는 “얼마 전만 하더라도 진보나 보수 등 정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최근 타지에 나와 직장 생활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념이 생기고 이것이 정치 성향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이 진보라고 생각한다”며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단기적인 정책이 아닌 청년들의 미래까지 챙기는 정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재균 춘천시의원. (사진=본인 제공)
    박재균 춘천시의원. (사진=본인 제공)

    ▶“청년들의 정치 참여, 바람직하고 긍정적”

    청년들의 정치 관심도가 높아지기 전부터 정치계에 입문한 20·30대 청년 정치인들이 있다.

    박재균(41) 춘천시의원은 37세에 춘천시의원에 당선돼 4년간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도당 청년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박 시의원은 “민주화 운동 세대는 아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각종 비리 의혹들과 최순실 사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 등으로 진보 정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진보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청년의 정치 참여에 대해 “새로운 세대의 유입이 기득권화된 각 정당에 자성·자정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국민이 바라는 청년 정치에 걸맞지 않은 청년 정치인의 유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진보 정당이 청년들을 위한 정치를 잘하고 있냐는 물음에는 “보수 정당에서 청년 당대표의 탄생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며 “진보 정당에서는 청년 정치인에 대한 공천 우선권 배정과 이들을 등용하고자 하는 시도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정치의 영역은 다양한 고민과 경험, 대세에 순복하지 않는 철학이 필요하다”며 “타이틀이나 명예욕, 정치를 수단으로 삼는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정치는 이상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양한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시의원은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청년들의 역할과 중요도가 높아졌다. 이런 현상이 지속돼야 한다”며 “청년의 정치 참여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도당 청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영덕 원주시의원은 “기본주택이나 청년배당 수당 같은 개념들은 진보 정권에서 탄생된 청년을 위한 정책”이라며 “진보 진영이 기회와 과정의 공평·공정을 보장하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규 전 민주당 도당 청년공동선대위원장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기존 정치 담론의 바깥에 있었던 소외된 청년들의 목소리를 중앙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허찬영 기자 hcy111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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